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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순찰대원 고딱지] 우주 아이돌 갤럭시 틴즈 보호 대작전!

15화

 

“걘 역시 안 돼~, 안 돼~. 네가 너무 아까워~.”
용용이 흥겨운 듯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좀 조용히 해주시면 안 돼요? 이러다 제가 수치를 잘못 입력해서 우리가 블랙홀에 빠지면 어떡할 거예요?”
“아, 내가 또 노래하고 있었어? 미안, 하하하.”
용용이 멋쩍은 듯이 말했지만, 몸은 여전히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딱지는 간신히 우주선을 출발시키고 의자에 몸을 기대면서 물었습니다. 
“그런데 갤럭시 틴즈가 그렇게 유명해요?”
딱지가 심드렁하게 묻자 용용이 화들짝 놀랐습니다. 
“뭐라고? 갤럭시 틴즈가 어떤 그룹인지 몰라서 물어? 은하계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잖아~. 얘 이거 안 되겠네, 안 되겠어. 그동안 뭘 하고 살았던 거야?”
“사관학교에서는 공부만 했고, 해롱 호에 와서는 바빠서 아이돌 노래 같은 거 들어본 적 없어요.”
“이런이런, 큰일이네. 임무를 완수하려면 일단 노래부터 익혀야겠다. 기다려 봐. 자, 데뷔곡부터 최신곡까지 정주행하는 거야!”
용용이 혀를 낼름거리며 계기판을 건드리자 갤럭시 틴즈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딱지와 용용은 단둘이 스테쟈 행성으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은하계의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 갤럭시 틴즈가 그곳에서 데뷔 5주년 공연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표를 구하는 건 바늘 구멍에 블랙홀 통과시키기였습니다. 예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은하넷이 먹통이 될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수십만 명이 어렵사리 표를 구해서 스테쟈 행성에 모여들고 있었지요.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은하넷의 가상현실 생중계로 공연을 봐야 했습니다.
딱지와 용용이 그곳으로 가는 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공연을 앞둔 갤럭시 틴즈에게 협박 편지가 날아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룹 멤버인 샤롱가를 납치하겠다는 내용이었지요. 
깜짝 놀란 갤럭시 틴즈는 우주순찰대에 요청했고, 우주순찰대는 해롱 호에게 임무를 맡겼습니다. 하필이면 해롱 호는 기존 임무도 마치지 못한 상황이어서 해롱 선장은 둘만 뽑아서 보내기로 했습니다. 


선장이 그 이야기를 하자마자 용용이 벌떡 일어나며 자원했습니다. 딱지는 그렇게 적극적인 용용의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우리 이무기 종족은 어려서부터 여의주★를 찾아 우주를 떠돌며 지내왔지. 나 역시 우주 곳곳을 돌아다니기 위해 우주순찰대가 됐어. 아마 샤롱가도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 위해 아이돌이 됐을 거야. 게다가 이무기 종족은 수가 적어서 동족을 만나기가 어려워. 그래서 외로울 때마다 듣는 샤롱가의 노래가 내게 큰 위안이 됐어.”
알고 보니 샤롱가는 용용과 같은 이무기 종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용용이 이번 임무를 더 특별하게 받아들인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여의주를 찾으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용이 돼. 그럼 우주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영원히 살 수 있지.”
“우와, 용용은 용을 만나본 적이 있어요?”
용용은 슬프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 아주 오래전부터 용이 된 이무기는 나오지 않았어. 우리 부모님도 우주의 어디를 떠돌고 계실지….”
용용의 표정을 본 딱지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딱지는 스테쟈 행성으로 가는 내내 갤럭시 틴즈의 노래를 들어야 했습니다.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공연 영상, 각종 쇼 프로그램 출연 영상까지도요.
우주선에서 내리자 키는 작지만 옆으로 몸집이 큰 남성 인간이 다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갤럭시 틴즈의 매니저 당그레입니다. 지금은 리허설 중이에요. 우선 절 따라오시죠.”
우주공항은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로 북적였습니다. 수많은 종족이 뒤섞여 있어서 이 중에서 납치범을 찾는 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차를 타고 공연장으로 가자 삼엄한 경비가 눈에 띄었습니다. 공연장 바깥에서 이미 진을 치고 있는 관객들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자 음악 소리가 들렸습니다. 
“앗, 이 노래는 초히트곡 ‘너나 잘해’잖아?”
용용이 외쳤습니다. 어느새 걸음은 소리 나는 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무대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위에서는 갤럭시 틴즈가 공연에 대비해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총 7명으로 이루어진 혼성 그룹 갤럭시 틴즈의 무대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건 딱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샤롱가의 춤 솜씨는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팔다리 없이 몸통만으로 어떻게 그런 춤을 보여줄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지요.
노래가 두세 곡 바뀌는 동안 용용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보다못한 딱지가 용용을 잡아끌며 속삭였습니다. 
“임무를 생각해요. 납치를 막아야 한다고요.”
용용이 아쉬운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왔습니다. 대기실로 그들을 안내한 매니저가 상자를 하나 내밀었습니다.
“여기 협박장이 있습니다.”
딱지가 상자를 열었습니다. 그 안에는 밧줄로 묶인 샤롱가의 인형과 종이 한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딱지가 내용을 읽었습니다. 
“샤롱가는 우리가 데려가겠다. 롱카마 해적단.”
“그것뿐입니다. 팬이 보낸 선물인 줄 알고 열었는데, 그런 게 나왔어요.”
매니저가 탁자 위의 도넛을 집어 먹으며 설명했습니다. 
“내용이 단순하네요. 그런데 납치하려면 예고를 하지 않는 게 유리하지 않나요? 이해가 안 가요.”
딱지가 의아해 하자 용용이 대답했습니다. 
“그런 해적단은 자기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해. 그래서 일부러 요란하게 하는 거야. 날짜도 일부러 5주년 공연을 앞두고 잡았을 거야.”
“그렇군요.”
딱지는 종이와 인형을 자세히 살폈습니다. 살짝 달콤한 냄새가 났지만, 겉보기에 눈에 띄는 점은 없었습니다.
그때 리허설을 마친 갤럭시 틴즈가 대기실로 돌아왔습니다. 
“아, 힘들다. 배고파. 매니저님 먹을 거 없어요?”
“뭐야, 간식이 싹 없어졌잖아? 또 매니저님이 다 먹은 거죠?”
그러자 매니저가 멋쩍은 듯이 용용과 딱지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얘들아, 이분들이 샤롱가를 지켜주러 오신 우주순찰대원이셔.”
“와, 고맙습니다.”
“우리 샤롱가 좀 잘 지켜 주세요.”
하지만 샤롱가는 눈을 내리깐 채 용용과 딱지를 보지도 않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전 힘이 들어서 난방실에서 좀 쉴게요.”
매니저는 샤롱가를 데리고 나가며 눈짓했습니다. 용용과 딱지도 뒤를 따랐습니다. 
“해롱 호에도 난방실이 있으면 좋겠다.”
용용이 부러워하며 말했습니다. 냉혈동물인 이무기는 수시로 몸을 따뜻하게 덥혀야 했지요.
딱지는 용용과 함께 난방실 안을 살폈습니다. 창문도 없고 아주 좁은 환풍구만 있어서 문 말고 다른 통로는 없었습니다. 용용과 딱지는 바로 문밖에서 지키고 서 있기로 했습니다. 
용용과 딱지가 먼저 나가 있자 얼마 뒤 매니저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커다란 가방을 양 손에 들고 나왔습니다. 
“어휴, 더워라. 샤롱가가 쉬는 동안에는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전 이 무대 의상을 의상실에 갖다 놓을게요.”
매니저가 자리를 뜬 뒤 딱지는 용용과 문 앞을 떠나지 않고 지켰습니다. 
“용용, 그 해적단은 어떻게 샤롱가를 납치하려는 걸까요?”
“글쎄. 이렇게 지키고 있는데, 어떻게 납치할 수 있을까? 어쩌면 해적단 이름을 알리려고 거짓으로 예고장만 보낸 걸 수도 있어.”
“그럴 수도 있겠네요.”
둘이 지키고 있는 동안 아무도 그곳을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슬슬 지겨워지려는 순간 매니저가 돌아왔습니다. 
“샤롱가가 먹을 음료수 좀 가져왔어요.”
매니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순간 음료수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매니저의 외침이 들렸습니다. 
“없어졌어! 샤롱가가 없어졌어!”

 

※용어정리

여의주: 용의 턱 아래에 있다는 전설 속의 구슬. 특별한 힘이 있어 이것을 가지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2021년 12월 1일자 어린이수학동아(15호) 정보

  • 고호관 SF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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