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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순찰대원 고딱지] 14화. 함께라면 문제없지, 해롱호 대원들 임무 완수!

+놀이북 10쪽과 함께 보세요!

 

 

지난 줄거리 . 딱지는 벽 뒤에 숨겨진 컴퓨터에서 배사 공작의 반란 계획을 발견하고, 자료를 복사하면서 찢어진 도깨비 감투를 꿰맨다. 그때, 방으로 들어오려는 배사 공작이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딱지는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 98%, 99%, 100%.

 

마침내 복사 진행률이 100%가 되었습니다! 딱지는 메모리스틱을 빼고 비밀 컴퓨터를 제자리로 돌려놓았습니다. 언뜻 거울에 몸을 비춰 보니 완전히 투명해진 것 같았습니다. 

밖에서 배사 공작이 문고리를 돌리는 소리가 났고, 딱지는 재빨리 달려가 환풍구 틈으로 메모리스틱을 용용에게 건넸습니다. 혹시라도 감투가 완전하지 않아 들킬 때를 대비해서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고 공작이 들어왔습니다. 공작은 뭔가 의심스러운 듯 가만히 서서 방 안을 바라봤습니다. 

“흐음. 뭔가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공작이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습니다. 딱지는 자기도 모르게 땀에 젖은 겨드랑이 냄새를 맡아봤습니다. 

“환기가 잘 안 돼서 그런가?”

그러면서 환풍구를 올려다봤습니다. 하지만 용용은 이미 빠져나간 상태였지요. 

“청소를 좀 시켜야겠군.”

공작이 중얼거리는 사이에 딱지는 슬그머니 열린 문틈으로 빠져나왔습니다. 

한숨 돌렸지만, 누가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무도 안 보이는데 엘리베이터가 작동한다면 의심을 살 테니까요.

다행히 공작에게 말을 걸었던 경비병이 엘리베이터로 가고 있었습니다. 딱지는 조용히 경비병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탄 뒤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경비병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습니다. 

“딱지? 딱지 있어?”

“으악!”

딱지는 들킨 줄 알고 숨이 멎을 뻔했습니다. 할 수 없이 맞서 싸워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경비병의 모습이 스르르 루띠로 변하는 게 아니겠어요!

딱지가 안심하고 감투를 벗으며 말했습니다. 

“저 여기 있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특수 홀로그램 장치야. 경비병을 스캔해서 그 모습으로 변신했지. 공작을 붙잡아야 했으니까.”

“아, 저번에 삐뚤란이 썼던 그 장치군요!”

“그래. 써먹을 일이 있을 줄 알았어. 이제 빠져나가기만 하면 돼. 용용과 프로보는 어때?”

프로보가 통신기로 대답했습니다. 

“용용과 메모리스틱은 무사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뭐라고요? 또? 안 돼!”

딱지가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다. 용용이 환풍구 안에서 추웠는지 몸이 굳어서 못 움직인다. 화장실에서 따뜻한 물로 녹이고 가겠다.”

루띠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파충류 녀석 같으니라고. 알았어. 우리는 선장님을 데리고 나가겠다. 밖에서 보자.”

다시 파티장으로 들어가자 해롱 선장은 여전히 발버둥을 치며 난동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엉? 내가 누군지 알아? 공작 주제에! 공작? 공작새? 내게 공작새보다 멋진 엉덩이가 있어, 알아? 꼬끼요옥~!”

딱지는 자신이 처한 상황도 잠시 잊고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와, 해롱 선장님 연기 잘하시는데요?”

주위 손님들도 모두 “미친 사람인가 봐~, 완전 해롱거리는데~” 하면서 수군거리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연기가 아닐지도아아, 아는 체하기 창피한데”

루띠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습니다. 딱지가 선장에게 다가가 짐짓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아이, 삼촌 왜 그러세요~. 창피하게 그러지 말고 얼른 집으로 가요.”

그러면서 해롱 선장의 팔짱을 끼고 움직였습니다. 루띠도 다가와 양쪽에서 해롱 선장을 부축하는 척했습니다. 

“그, 그래그럴까?”

해롱 선장은 마지못해 따라오는 척하며 비틀비틀 출구로 향했습니다. 멀리서 프로보와 용용이 이쪽을 모른 척하며 파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제 임무 완수가 코앞이었습니다. 

“잠깐!”

배사 공작의 목소리였습니다. 딱지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저와 만나고 싶다고 하셨나요, 손님?”

해롱 선장이 천천히 몸을 돌렸습니다. 

“어, 어, 그게저 지금은”

당황한 해롱 선장이 말을 너무 더듬었습니다. 배사 공작이 점점 의심스러운 표정을 짓자 딱지가 한 걸음 앞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공작님의 열렬한 팬이거든요. 그래서 오늘 꼭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더니 삼촌이 그 소원을 들어주려고 일부러 시선을 끄셨나 봐요.”

그러면서 딱지는 최대한 순진하고 해맑은 표정을 지어 보였습니다. 

그러자 배사 공작의 표정이 풀어졌습니다.

“그렇구나. 이리 오너라. 사진을 찍어주지.”

딱지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배사 공작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커서 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려무나.”

배사 공작의 말에 딱지는 속으로 ‘그러면 큰일나는데요’라고 생각하며 어색하게 웃기만 했습니다. 

헤자니 행성을 빠져나온 해롱 호는 확보한 증거를 본부로 전송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에 우주순찰대의 특수부대가 배사 공작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배사 공작으로서는 손쓸 새도 없이 당했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이 반란 계획은 무너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해롱 선장은 본부의 라일락 국장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수고했어, 해롱. 임무를 멋지게 완수했군.”

“아, 뭐이 정도야 당연하지, 라일락. 내 실력 알잖아.”

해롱 선장이 거드름을 피우며 대답했습니다. 옆에 서 있던 루띠가 “흠흠-”하며 헛기침을 했습니다. 그제야 해롱 선장이 눈치를 보며 덧붙였습니다.

“어우리 대원들도 잘해줬고 말이야.”

그때 루띠가 끼어들었습니다. 

“라일락 국장님, 그런데 왜 이런 중요한 임무를 우리에게 맡긴 거죠? 우리보다 더 뛰어난 팀이 많을 텐데.”

라일락 국장이 갑자기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습니다. 

“아, 그거? 그그거야 믿으니까 그랬지~! 하여튼 수고들 했어~. 그럼 안녕~.”

그리고 서둘러 통신을 끊어 버렸습니다. 루띠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해롱 선장에게 말했습니다. 

“거봐요. 저 당황하는 표정 보라고요. 분명히 실수로 우리에게 명령을 내린 거라니까요? 페가수스 호에 보낸다는 걸 실수로 여기로 보낸 거예요. 틀림없어!”

“무슨 소리야? 내가 실력이 좋으니까 나한테 맡긴 거지!”

해롱 선장이 얼굴을 붉히며 반박했습니다. 이어서 두 사람은 서로 “내가 맞다”며 티격태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용용과 프로보도 루띠의 편을 들었습니다. 

“맞다! 실수로 우리에게 왔을 확률이 100%다!”

하지만 딱지는 멋지게 임무를 완수한 성취감을 느끼며, 실수든 아니든 앞으로 이런 임무가 더 많이 생기기를 바랐습니다.

 

2021년 11월 15일자 어린이수학동아(14호) 정보

  • 고호관(SF 소설가)
  • 진행

    김연진 기자 기자
  • 일러스트

    수풀란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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