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최고의 파스타 맛을 자랑하는 ‘소문난 파스타’입니다. 저희 가게에서는 파스타 모양에 가장잘 어울리는 소스를 만들어 맛있는 요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끓는 물에 넣으면 요술처럼 입체가 되는 납작 파스타를 개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파스타 요리, 맛보실래요?
흔히 파스타라고 하면 이탈리아 국수 요리라고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파스타는 밀가루와 달걀을 섞은 반죽으로 한 모든 요리를 뜻합니다. 파스타의 종류만 해도 무려 300개가 넘지요. 국수처럼 긴 것도 있고, 수제비처럼 반죽을 떼어내 만든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파스타 모양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의 상상력과 재치를 엿볼 수 있어요.
파스타 모양은 음식 맛에도 영향을 줍니다. 모양에 따라 묻는 소스의 양이 다르고, 식감도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가장 잘 알려진 ‘스파게티’와 스파게티와 똑같은 원기둥 모양 국수지만 가운데 구멍이 있는 ‘부카티니’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스파게티의 지름은 약 2mm이고, 부카티니의 지름은 약 3mm입니다. 부카티니가 스파게티보다 좀 더 굵습니다. 하지만 부카티니에는 구멍이 있어 익는 데 걸리는 시간이 8~11분으로 스파게티와 비슷합니다. 또 소스가 구멍 사이로 들어가 면에 잘 스며듭니다. 스파게티가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이라면, 부카티니는 상대적으로 부드럽습니다.
파스타의 모양은 눈으로 보는 재미를 넘어 요리의 맛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먹을 때 파스타의 모양이 소스와 잘 어울리는지 꼼꼼하게 따져보면 어떨까요?
납작 파스타가 입체로 변한다고?!
2021년 5월 미국 카네기멜런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연구팀은 끓는 물에 넣으면 입체가 되는 납작한 파스타를 개발했습니다. 평소에는 납작한 상태로 있다가 요리를 위해 끓는 물에 넣으면 입체가 되는 것이지요.
원리는 간단합니다. 납작한 파스타에 홈을 군데군데 냅니다. 홈이 있는 곳은 평평한 곳보다 물이 흡수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반죽이 익으면서 홈이 있는 쪽으로 오그라들어 입체가 되지요.
오른쪽 두 사진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반죽은 긴 막대 모양으로 만들고, 빗금을 쳐서 홈을 일정한 간격으로 냈습니다. 두 번째 반죽은 첫 번째 반죽과 똑같이 막대 모양으로 만들고, 가운데를 제외한 양 끝에만 홈을 세로로 냈습니다.
이렇게 홈을 낸 납작한 반죽 2개를 물에 넣고 7~8분 동안 끓였더니, 첫 번째 반죽은 나사 모양의 입체로 변신했어요. 양 끝에만 홈을 낸 두 번째 반죽은 물결 모양의 입체가 되었지요.
이렇게 반죽에 내는 홈의 위치와 간격, 그리고 방향 등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죽이 끓는 물을 머금으면 어떻게 바뀌는지 수학식으로 표현한 뒤 컴퓨터로 모의실험해 반죽의 모양을 설계했거든요.
지금까지 파스타는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건조해 보관했습니다. 모두 입체였지요.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파스타는 끓는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 납작해 같은 용기에 훨씬 많이 넣을 수 있습니다. 포장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어요.
납작 파스타를 개발한 연구팀의 라이닝 야오 교수는 조립식 가구를 보관할 때 부피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개발한 납작 파스타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보관할 수 있어 우주나 재난 현장에서의 식자재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납작한 상태로 있다가 사용할 때 입체가 되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