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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은 평생 동안 순수수학 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남긴 수학자에게 주는 공로상입니다. 2022 천상의 주인공인 배리 메이저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60년 넘게 연구를 이어가며, ‘수학자의 수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나만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연구를 정말 많이 하셨습니다.”

 

김찬호 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은 메이저 교수를 살아있는 전설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수론의 대가로 인정받는 메이저 교수는 가장 먼저 위상수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위상수학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에게 주는 ‘베블런 상’을 받기도 했지요. 그러던 중 1966 필즈상 수상자인 알렉산더 그로텐디크의 영향으로 연구 분야를 ‘디오판토스 기하학’으로 바꿉니다. 디오판토스 기하학은 계수가 유리수인 다항방정식인 ‘디오판토스 방정식’의 해를 기하학을 이용해 구하는 학문을 말합니다.

 

이후 메이저 교수는 이 분야에서 수많은 업적을 남깁니다. 김완수 KAIST 수리과학과 교수는 “메이저 교수님은 어떤 한 문제만 풀 수 있는 연구가 아니라 수학자들이 다른 문제를 증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원석 같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메이저 교수의 ‘갈루아 표현의 변형 이론’은 가장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문제로 기네스북에 오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푸는 열쇠와 서로 다른 수학 분야를 통합하는 작업인 ‘랭글랜즈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도구가 됐습니다.

 

메이저 교수는 지금까지 60명에 가까운 박사과정 학생들을 아낌 없이 지도했습니다. 그는 1998년 뛰어난 수학자이자 좋은 멘토로 인정받아 하버드대 대학 특별 교수로 임명받았습니다. 그는 84세의 나이에도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연구에 몰두해 젊은 수학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수학적 감수성을 갖고 있습니다”

 

수학자로서 살아 온 세월만 60년! 메이저 교수의 어렸을 적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국제수학연맹의 도움을 받아 6월 19일 이메일로 물어 봤습니다.

 

 

Q. 천상을 받으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이전에도 많은 상을 받으셨는데, 천상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수학뿐만 아니라 제 인생의 모든 부분을 돌아보게 돼서 저에게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Q. 천상은 상금 50만 달러(약 6억 5천만 원)의 절반을 기부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혹시 어디에 기부하고 싶으신가요?

 

지금 목록을 추리고 있어요. 주로 젊은이들을 위한 수학 교육에 기부하려고 합니다.

 

Q. 언제부터 수학을 좋아하셨나요?

 

12살 때는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무선 통신 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방송국 신호가 집으로 어떻게 전달되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전자공학을 배우려고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 입학했지요.

 

하지만 MIT 입학 첫날 도서관에 갔는데 생각보다 수학 관련 책이 많아서 놀랐어요! 제가 ‘전자공학의 원리’라고 이름 붙인 것이 사실은 수학이라는 것을 발견했지요. 그때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게 수학임을 깨달았어요.

 

Q. MIT를 2년 만에 졸업하고 프린스턴대 대학원에 들어가셨어요.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저는 그렇게 부유한 집에서 자라진 않았어요.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셨기 때문에 대학교를 빨리 졸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 학기 10개의 강의를 수강했고, 다른 사람들보다 2년 먼저 대학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하지만 졸업을 위해선 예비장교훈련단(ROTC) 이수가 필요했는데, 저는 ROTC를 통과하지 못해 MIT 학위 수여가 보류된 상태였어요. 그런데 다행히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저를 받아줬지요.

 

 

 

Q. 박사과정 중에 일반화한 쇤플리스 추측을 해결하시고, 만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하버드대 교수가 되셨어요. 혹시 교수님은 본인이 노력파와 타고난 천재 중 어느 유형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천재’라는 말을 쓰는 대신에, ‘정통한 사람’이라는 말을 쓰고 싶네요. 어떤 분야에 정통하다는 것은 그 분야를 너무 사랑해서 그 일을 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소비함으로써 성취되는 것이 아닐까요?

 

Q. 교수 생활을 하시면서 연구자로서의 본인과 강의자로서의 본인이 차이가 있나요?

 

연구와 교육이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연구자로서의 저와 교수로서의 저는 같은 사람이라고 여기지요.

 

저는 두 가지 모두에서 큰 즐거움을 얻었고, 둘 중 하나만 하고 싶진 않아요. 연구 과제를 가장 좋게 수행하려면 그것을 설명할 수 있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지금 연구하고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요?

 

저는 최근에 ‘디오판토스 안정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디오판토스 방정식에서 수 체계를 넓혔을 때 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보는 거예요.

 

Q. 마지막으로 젊은 수학자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주세요.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린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질문하세요!

 

 

수학에 대한 끝없는 열정은 메이저 교수의 나이를 잊게 했습니다.

앞으로도 활발히 연구를 이어가며 많은 수학자의 멘토가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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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수학동아 정보

  • 김진화 기자
  • 도움

    김민형(영국 워릭대학교 수학과 및 수학대중화 석좌교수 & 에든버러 국제수리과학연구소장), 김완수(KAIST 수리과학과 교수), 김찬호(고등과학원 수학부 연구원)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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