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문제가 뭐야?!
광수는 차였다. 왜 차인 건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라의 마음속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는 걸까? 내가 매력이 없는 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광수는 고민 끝에 고백이 더 멋있어야 했다고 결론 내렸다. 수학적으로 더 멋진 말로 고백하면 아라가 마음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이과생 형들의 고백법을 검색해 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서울대학교 익명게시판 대나무숲에 올라온 게시글이었다. 함수를 활용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상대방이 x이고, 자신이 y=f(x)이면서 증가함수이고 싶다는 건 상대방에 맞춰 함께 사랑을 키워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계도함수★조차 항상 양이라는 말은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더 빠르게 커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광수는 이 색다른 고백법이 참신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남이 이미 쓴 고백법을 그대로 갖다 쓰기는 싫었다. 광수는 그림으로 고백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방정식을 활용해 예쁜 하트를 그려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찾아보니 다양한 하트 곡선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 같아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감미로운 음악은 어떨까? ‘너를 미분하고 싶어’라는 수학 고백송도 있었다. 광수도 수학 덕후라지만 이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따로 취미가 없는 광수는 수학과 음악, 사랑을 엮을 생각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처음 들었을 때는 딱히 감흥이 없었다. 다시 한번 들어보니 가사의 의미도 이해가 됐고, 노래도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머릿속에 자꾸 ‘너를 미분하고 싶어’ 멜로디가 맴돌았다. 앗! 이 노래는 엄청 중독적인 노래였다. 노래를 껐는데도 머릿속에 ‘너를 미분하고 싶어’의 멜로디가 떠올라 헤어날 수가 없었다. 으악!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하하. 노래 제목을 보고 잘게 쪼개 없애버리겠다는게 무슨 고백이냐며 무서워하는 분들이 계세요. 하지만 이 노래는 그런 뜻이 아니에요.
Q 노래의 숨은 뜻을 알려주세요.
Q 아 무리 미분해도 0이 안 되는 함수는 어떻게 하죠?
Q 또 다른 수학적 고백법을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네! 바로 ‘너를 정사영하고 싶어’입니다. 정사영은 한 도형의 모든 점에서 어떤 평면 위로 수선의 발을 내렸을 때 생긴 도형을 말해요. 네가 어디에 있든지 내가 평면이 돼 너라는 도형을 품고 싶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