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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인터뷰 ➌] 제임스 메이나드 교수 “모든 큰 돌파구는 그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한 후에 나와요!”

 

정수론의 오랜 문제를 도장 깨기하듯 풀어내는 젊은 수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2022 필즈상 수상자, 제임스 메이나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입니다. 국제수학연맹의 도움을 받아 6월 17일 이메일로 인터뷰 하고 시상식 전날인 7월 4일에 만났습니다. 소수의 매력에 푹 빠진 메이나드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필즈상을 받은 것을 축하합니다!

 

감사해요.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 정말 놀랍네요. 현대 대수기하학의 창시자 알렉산더 그로텐디크 같은 위대한 수학자와 같은 상을 타다니 실감 나지 않아요. 훌륭한 후보들 사이에서 제가 뽑힌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Q. 교수님의 연구는 정수론의 오랜 문제들과 관련이 있어요.

 

쌍둥이 소수 추측은 약 173년, 연속한 두 소수의 최대 차 문제는 약 25년, 듀핀-쉐퍼의 추측은 약 81년 된 문제예요. 오래된 문제만 골라 푸는 건 아니지만, 이런 문제들은 제가 연구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해요. 다른 수학자들이 이미 진전시킨 아이디어들이 있어 ‘그 아이디어에서 어떤 것을 조금 발전시킬까?’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돌파구가 발견되거든요.

 

Q. <;수학동아>;와 전에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기억하나요?

 

그럼요! 2019년에 ‘쌍둥이 소수 추측’ 관련 기사로 인터뷰를 했었잖아요. 코로나19 팬데믹 전이다 보니 꽤 오래전 같네요. 쌍둥이 소수 추측은 3과 5, 5와 7, 11과 13처럼 연속한 두 소수 사이의 간격이 2인 소수 쌍이 무한하다는 추측으로 정수론에서 매우 중요한 난제예요.

 

Q. 쌍둥이 소수 추측은 어떻게 연구하게 됐나요?

 

박사과정 때 정수를 체에 걸러 소수만 알아내는 ‘체 법(sieve methods)’을 배웠어요. 체 법은 1을 제외한 자연수에서 2를 제외한 2의 배수를 지우고, 3을 제외한 3의 배수를 지우는 방식으로 소수를 알아내는 거예요. 쌍둥이 소수 추측은 체 법이 어느 정도 결과를 낼 수 있는 문제로 알려져 있어 도전했어요. 또 정수론의 오래된 아주 유명한 문제라는 점에서도 흥미로웠어요.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 ‘리만 가설’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Q. 교수님과 비슷한 시기에 이탕 장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교수는 연속한 두 소수 의 간격을 7000만까지로 줄였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정말 흥분했어요. 같은 연구가 같은 시기에 큰 발전이 일어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니까요. 또 장 교수님은 굉장히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지요. 한편으로 소수의 간격을 줄인다는 결과는 비슷했지만, 해결하는 방식이 달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저는 계속 제 방식의 연구를 진행해 같은 해인 2013년 11월 소수의 간격을 600으로 줄였어요.

 

Q. 두 분의 연구가 어떻게 달랐는지 설명해 주세요.

장 교수님은 체 안에 어떤 수를 넣어서 소수로 이뤄진 등차수열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면, 저는 체 자체에 집중하면서 그 체를 변형해 소수의 간격을 줄일 방법을 찾았습니다.

 

 

Q. 이후 소수의 간격을 더 줄였는데, 이때 폴리매스 프로젝트를 활용했다고요?

 

네! 맞아요. 소수의 간격을 2까지 줄이면 쌍둥이 소수 추측을 해결할 수 있어요. 600보다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요 그런데 혼자서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규모 수학 공동연구 프로젝트인 ‘폴리매스 프로젝트’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큰 장애물을 혼자 또는 주변의 몇몇 수학자와 극복해야 하는데, 폴리매스 프로젝트에선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기 때문에 큰 장애물을 조금씩 넘는 방법이 쏟아져 나오거든요. 그 결과 2014년 4월, 246까지 소수의 간격을 줄일 수 있었답니다.

 

 

Q. <;수학동아>;에도 폴리매스 커뮤니티가 있어요! 그 친구들에게 한 마디 해  주세요!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 행운을 빌고, 포기하지 마세요! 종종 오랜 시간을 투자했지만, 진전하지 못하면 좌절하게 되는데요. 수학에서는 여러분의 도전을 고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답니다. 모든 큰 돌파구는 그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한 후에 찾아오거든요!

 

Q. 교수님께서는 언제부터 수학자를 꿈꾸셨나요?

 

2009년 박사 학위를 받은 뒤에야 수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수학에 재미를 느낀 건 고등학교 졸업 무렵 수의 성질을 탐구하는 정수론을 접하면서예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수론, 특히 소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연구를 하고 있답니다.

 

Q. 수학 연구를 하지 않을 때는 어떤 것을 하나요?

 

커피, 현대 미술, 사진에 관심이 많아요.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로운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미술관이 있는지 알아보고, 동네 커피숍에 가 보기도 해요. 또 직접 도시의 재밌는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하지요. 방문한 도시에서 제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그 도시와 제가 연결된 것 같아요.

 

 

Q. 축구도 좋아하신다고요?

 

네! 저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 FC의 팬이에요. 지금은 은퇴한 선수지만, 1995년 데니스 베르흐캄프 선수를 아스날 FC에서 영입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흥분했어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선수 중에는 부카요 사카 선수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Q. 마지막으로 어떤 수학자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저는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은 젊은 수학자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말하기 어려워요. 그래도 답해야 한다면 열정적이고 또 열정적인 수학자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2022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김미래 기자 기자
  • 사진

    에뚜 주반코스키
  • 디자인

    최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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