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4/M201605N023_1.jpg)
봄을 맞아 식욕이 한껏 상승한 <;수학동아>; 식구들! 스타트업도 <;수학동아>;에 어울리는 곳으로 찾아 나섰다. 갓 구운 돼지고기를 쌈 싸 먹고 싶은 상추와 피자에 어울리는 향긋한 허브를 키워 매주
배송한다는 스타트업, 만나CEA를 찾았을 때 우리 침샘은 이미 제 할 일을 시작했다!
만나CEA를 방문하기 위해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려 충청북도 진천에 도착했다. 만나CEA의 커다란 유리 온실 앞에서 만난 전태병 대표는 인터뷰에 앞서 기자가 온실 안을 먼저 둘러볼 수 있게 해줬다. 안에서는 맛있게 자란 허브와 샐러드 채소를 씻고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높은 빌딩에서 멋진 정장 차림의 직원이 기자를 맞았던 그간의 인터뷰와 사뭇 다른 시작이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4/M201605N023_2.jpg)
물고기와 채소가 함께 자란다?
작업 현장을 둘러본 뒤 올리브빛으로 예쁘게 만든 컨테이너 박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컨테이너 박스에는 요리 프로그램에 어울릴 법한 키친 스튜디오와 여러 사람이 식사할 수 있는 식탁이 있었다. 온실에서 키운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고, 다함께 모여 시식을 해보는 공간이라고 한다.
독특한 회사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일까? 전 대표는 “만나CEA에서 CEA는 ‘환경제어농업’이라는 뜻이고, ‘만나’는 성경에 나오는 신비로운 음식의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구약성서인 <;출애굽기>;에 따르면 이스라엘 백성이 굶주릴 때 하늘에서 내려준 음식이 바로 ‘만나’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 농업을 시작했다는 전 대표와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았다.
만나CEA가 채소를 키우는 방법도 이름만큼 독특하다. 이곳에서는 씨앗을 작은 화분에 심고 뿌리가 물에 닿게 하는 수경재배 방식을 쓴다. 수경재배를 하는 많은 농가에서 뿌리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인공비료를 녹인 물을 쓰는데, 이곳에서는 물고기가 살았던 어항의 물로 대신한다. 물에 녹은 물고기의 배설물이 자연 비료 역할을 해 좀 더 건강한 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
온실 속 온도와 습도 같은 환경을 관리하고 물고기를 필요한 만큼 기르는 일은 예전처럼 감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 일은 이들이 직접 개발한 온실용 센서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몫이다. 전 대표는 어떻게 사람들에게 채소를 소개하고, 어떻게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도울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한다고 한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4/M201605N023_3.jpg)
룸메이트와 회사를 만들다
만나CEA는 어떤 사람들이 만난 스타트업일까? 전 대표는 KAIST 재학 당시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박아론 공동대표의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만나CEA를 이끄는 두 대표는 같은 방을 쓰면서 자동차 동아리에서 전기 자동차, 경주용 자동차 등을 함께 만든 ‘절친’이었다. 군 제대를 한 뒤에는 함께 태양광 발전소를 설계하는 일을 했는데, 평생 할 수 있으면서도 가치가 있는 일이 뭔지를 고민하다가 농업에 뛰어들게 됐다.
이곳에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재가 두루 모여 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전 대표의 경우, 채소를 키우는 데 필요한 장치를 수입하는 대신 최적의 조건으로 직접 설계했다. 사진을 전공한 직원은 요리 사진과 레시피 동영상을 편집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 가구를 만드는 직원은 디자인 실력을 발휘해 곳곳에 필요한 것들을 만든다.
지금은 어엿한 회사를 일궜지만,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부모님께 비밀로 했다.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작년에 진천으로 이사하면서 비로소 사실대로 말씀드릴 수 있게 됐다. 그는 “제가 이미 잘 짜인 환경이 아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짜야 하는 환경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처음 보셔서 그런지 부모님도 응원을 많이 해 주신다”고 전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4/M201605N023_4.jpg)
중요한 건 세계의 흐름이야!
만나CEA의 올해 목표는 뭘까? 전 대표는 앞으로 판매할 작물의 종류를 늘릴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고 소프트웨어에 익숙하지 않은 진천 지역 농부들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업이 잘 되려면 농민 하나하나가 돈을 잘 벌 수 있어야 한다는 당찬 대답에 기자는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수학동아>; 독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장래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에 이어 그 다음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검색 엔진을 쓰는 것으로도 세계의 변화를 읽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전 대표는 “독자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정보의 바다를 마음껏 누리고 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4/M201605N023_5.jpg)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4/M201605N023_6.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