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째 열린 이 대회에서는 혼자 문제를 푸는 모습 대신 학년이 다른 친구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학년 통합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학년 통합 팀 프로젝트는 다양한 학년의 친구들이 한 팀이 되어, 함께 수학 문제를 풀고 그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대회의 전 과정을 일컫는다.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팀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과도 잘 소통하고 협력해야만 미션에 성공할 수 있다. 팀원들끼리 빠른 시간 내에 서로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연히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한 수학 실력이 아닌, ‘수리·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 인성’을 평가받게 된다.
“다른 대회들이 실력을 뽐내는 자리라면, 청심ACG수학대회는 처음 보는 유형의 문제를 팀 프로젝트로 진행하면서 협동심과 사고력, 발표 능력까지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중등부 금상팀, 청심국제중 1학년 정여원
수학대회라고 해서 수학적 도구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수학을 정치, 경제,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와 연관지어 문제를 이해할 수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부는 팀원들과 함께 수학이 담긴 문학 작품을 분석해 유행가 가사를 개사하고, 직접 노래를 불러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청심국제교육연구소의 최은주 수석연구원은 “학생들이 서로 지식과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며, “수학이 실생활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수상자 인터뷰
“친구들과 즐겁게 웃으면서 문제를 풀 수 있었어요!”
초등부 금상팀, 대전 한밭초 6학년 김혜림
청심ACG수학대회가 다른 수학대회와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꼈나요?
교내 수학대회에 참가했던 적이 있어요. 가장 큰 차이는 평가 방식이었어요. 교내 수학대회에서는 혼자 문제 풀이를 하고 정답과 비교해 채점을 받았었어요. 청심ACG수학대회에서는 팀원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고, 그 결과뿐만 아니라 팀워크까지 평가받았죠. 문제도 많이 달랐어요. 딱딱한 다른 수학 문제들과 달리, 음악이나 미술 같은 다양한 과목들과 융합한 문제라서 정말 신선하고 흥미로웠어요.
‘학년 통합 팀 프로젝트’를 수행했는데,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일단 여러 명의 친구, 동생들과 함께 문제를 푸니까 재밌었어요. 다른 대회에서는 몇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서 문제만 푸니까 지치기도 했는데, 이번엔 팀원들과 같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문제를 푸니까 지루하지가 않았어요. 하지만 5, 6학년 팀원들이 어린 3, 4학년 팀원들을 이끌어가는 건 조금 어려웠어요. 그래도 학년 통합 팀은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제가 모르는 것을 알기도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내서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았거든요.
청심ACG수학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정해진 각도로 바라봤을 때 특정한 형상이 나타나도록 그림을 그려야 하는 ‘착시현상’ 문제가 있었어요. 그런데 한 곳에 서서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림을 그리려니까 몸을 움직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방금 서있던 자리를 표시하려고 바닥에 발바닥 모양을 그렸죠. 그 표시를 따라 처음에 있었던 몸의 위치를 찾으려고 흐느적대다 보니 팀 전체가 시끌벅적해졌어요. 수학 문제를 이렇게 웃으면서 풀기는 처음이었죠. 집에 오는 중에도 그때만 생각하면 계속 웃음이 나왔어요.
혜림 학생이 생각하는 수학의 재미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볼 수 있다는 점이요. 사실 그동안 수학이 저한테 재미있고 즐거운 과목은 아니었어요.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다 보니까 수학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청심ACG수학대회를 나간 후부터 한 가지 길만 고집하지 않고 숨겨진 여러 가지 길을 발견해 문제를 풀어내는 게 수학의 재미라고 생각하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