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과 1만 이해하는 기계
과학자들은 암호 해독기 콜로서스를 통해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빠르게 계산하는 기계의 놀라운 위력을 확인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자동 계산 장치, 즉 컴퓨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만든 초창기 컴퓨터인 에니악은 높이가 3m, 길이 26m에 무게가 무려 30t이나 되는 거대한 기계였다. 이 시기 컴퓨터들은 모두 진공관을 이용했는데, 전류를 흘리거나 끊을 수 있는 진공관의 특징을 이용해서 정보를 처리했다. 전류가 흐르면 1, 끊기면 0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 진공관을 연결하면 다양한 수를 표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결망을 바꾸면 원하는 계산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실제로 에니악은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계산을 할 수 있도록 약 20000개나 되는 진공관과 전선으로 구성돼 있다.
컴퓨터와 사용자를 잇는 암호, 아스키 코드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이상 진공관을 재배열하지 않고도 원하는 계산을 하도록 ‘명령’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0과 1만 인식할 수 있는 컴퓨터에게 명령을 한다는 걸까?
방법은 바로 문자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수로 바꿔 주는 것이다. 일종의 ‘암호화’라고 할 수 있는 이 방법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스키 코드’라고 부르는 방식이 가장 널리 쓰인다.
아스키 코드는 1963년 미국에서 만든 정한 정보 교환 규칙으로, 각 문자를 7자리 이진수로 표시한다. 7자리로 표현할 수 있는 이진수의 개수는 2를 7번 곱한 128가지가 된다. 따라서 알파벳 소문자와 대문자를 비롯해 느낌표와 같은 문장 부호까지 충분히 담을 수 있다.
이처럼 문자를 숫자로 바꿨다는 점에서 아스키 코드는 일종의 암호라고 할 수 있다. 아스키 코드로 나타낸 알파벳은 위의 표와 같은데, A를 나타내는 1000001에 1씩을 더한 것이 각 알파벳 순서에 대응하는 아스키 코드다. 예를 들어 B는 1000010이고 C는 100001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