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면 쑥~ 나무가 자라고, 활짝~ 꽃이 핀다. 평평한 종이로 이뤄진 책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이것은 ‘팝업아트’다. 종이를 정교하게 자르고 접어, 펼쳤을 때 튀어나오게 만드는 팝업아트는 멋지고 아름다운 입체 조형 작품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입체 카드를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카드를 펼치면 케이크나 계단 등 입체로 된 형태가 나타나, 재미는 물론 특별함을 더한다. 입체카드의 원리를 책에 그대로 적용해, 책을 펼쳤을 때 ‘툭~’ 하고 입체가 나타나는 책을 ‘팝업(Pop-up) 북’이라고 한다.
팝업 북은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인 14세기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천문학이나 점성술, 항해술, 의학과 같은 복잡한 자연과학의 원리를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데 쓰였다. 이후 18세기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책에 쓰이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팝업 북을 넘어서 ‘팝업아트’라는 하나의 예술 형태로 확장됐다.
미국의 전문 페이퍼 엔지니어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브루스 포스터의 작품. 맨 위부터 디즈니 성의 모델이기도 한 노이슈반슈타인 성과, 시드니의 상징 오페라 하우스, 인도의 대표적인 건축물 타지마할.
더 생생하게! 2D에서 3D로!
현재는 매우 다양한 기법으로 만든 팝업 북을 시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기술도 점점 발전해 책을 펼치면, 마치 가상의 공간에 들어와 있는 듯 생생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칭과 비례는 물론, 보는 시야에 따라 원근법을 강조하거나 종이의 높낮이를 다르게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해리포터의 웅장한 성
최고의 판타지 소설 중 하나인 해리포터를 팝업 북으로 만든 것이다. 책을 펼치면 신비롭고 웅장한 해리포터의 성이 나타난다. 특히 이 작품은 가운데 서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좌우로 건물이 펼쳐지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위쪽 가운데 있는 건물이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원근법이 극대화됐다.
진짜 꽃, 진짜 거미?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의심할 만큼 섬세한 팝업 북이다. 호주의 전문 페이퍼 엔지니어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벤자 하니의 작품이다. 그는 감각적이고, 섬세한 작업 활동을 하는 작가로도 유명해 종이 건축조형이나 광고, 패션분야와 잡지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역동적인 경기장을 책에 담다!
생생한 경기장을 고스란히 책 속에 담은 스포츠 팝업 북이다. 특히 농구장은 위에서 본 모습을 표현했는데, 종이의 높이를 서로 다르게 해 입체감을 더욱 살렸다.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농구장, 골프 경기장, 야구장.
차원을 뛰어넘은 팝업, 예술로 승화하다!
팝업아트는 지식이나 재미를 전달하는 팝업 북에서 시작됐지만 현재는 인테리어와 광고,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적인 요소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예술 분야로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분야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팝업 아티스트들이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팝업아트를 감상할 땐 같은 팝업아티스트라도 기법이나 사용하는 소재의 질감이 다른 것에 주목해 보자. 특징이 서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 요소다.
상자 속 신비로운 숲!
호주 맬버른 출신의 페이퍼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나뭇가지와 나뭇잎 모양을 살려 섬세하게 자른 기술이 특히 돋보인다. 입체감과 원근감을 살리기 위해 종이의 높낮이를 다르게 붙였다. 보고 있으면 신비로운 작은 숲이 떠오른다.
360°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성
영국의 페이퍼 아티스트 폴 존슨의 작품이다. 영국 맨체스터 예술전문대학의 교수였던 그는 현재 북 아트 교육에 힘쓰고 있다. 화려한 색감과 함께 종이를 겹쳐서 접어 360°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환상적인 공작의 자태
독일의 페이퍼 아티스트 페터 다멘의 작품이다.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진 공작의 날개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응용과학을 전공한 그의 작품 중에는 이처럼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것이 많다.
종이와 나무의 아름다운 조화
리즐 토머스는 영국의 페이퍼 아티스트로, 종이와 함께 나무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고 있다. 상자를 열면, 나무 판 양끝에서부터 서로 다른 섬세한 종이 나뭇잎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완벽한 균형과 대칭이 펼쳐지다!
독일의 페이퍼 아티스트 페터 다멘의 또 다른 작품이다. 가운데 접힌 선을 대칭축으로 완벽하게 접혔다가 펼쳐지도록 정교하게 계산해서 만들었다. 사각형, 삼각형, 구 등 간단한 기하학 요소를 활용했지만, 정확한 비율과 각도 등을 맞춰 완벽한 기하학적인 미를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