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6일 금성이 태양 품에 안기는 금성 일식이 일어났다. 금성 일식은 태양-금성-지구가 일렬로 늘어서면서 금성이 태양면을 가리는 천문 현상이다. 금성은 꾸준히 태양과 지구 사이를 돌고 있지만, 금성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정확하게 위치하는 ‘금성 일식’은 매번 볼 수 없다. 금성은 지구의 공전궤도 경사면에 대해 3.4°만큼 기울어져 있어, 보통 태양을 벗어난 위나 아래로 통과할 뿐 태양의 표면 위를 지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금성의 공전주기가 지구보다 약 140일 정도 짧기 때문에 금성일식의 주기가 불규칙하다. 이런 이유로 이제 105년 뒤인 2117년 12월 10일 경에나 다시 금성일식을 볼 수 있다.
한편 금성이 태양 위를 지나간 흔적은 어디에서 관찰하느냐에 따라 그 모양이 다르다. 지구에서 관찰하는 금성의 이동 경로는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포물선으로 보인다. 이 때 관찰자의 위치나 방향에 따라 포물선의 볼록한 정도가 달라진다. 그러나 위성이나 우주정거장 등 우주에서 태양을 바라보고 태양을 가로지르는 금성을 촬영하면, 금성의 이동 경로가 직선으로 나타난다. 지구의 자전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