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수 π의 모든 것!
5, 4, 3, 2, 1! 3월 14일 1시 59분, 카운트다운과 함께 파이파티가 시작됐다. 고등과학원에서는 올해로 3년째 원주율 π의 숫자를 딴 3월 14일을 ‘파이데이’로 정해 수학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수학자의 특별한 강의는 물론, 종이접기를 이용한 체험활동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다. 고등과학원 근처의 서울 홍릉초등학교 학생 40명과 수학동아 독자 30명이 함께한 2012년 파이파티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 미림이와 우성이가 소개하는 파이파티!
우성 : 고등과학원의 김두철 원장님과 함께 카운트다운! 모두 함께 박수를 치며 파이파티를 시작했어요.
미림 : 이어서 고등과학원의 부원장님이신 금종해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어요. 원주율 π의 역사부터 π가 왜 무리수인지 등 π에 대한 궁금증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주셨답니다.
우성 : 휴식시간에는 파이파티에 마련된 다각형 모양의 나무통과 원통을 직접 몸으로 체험해 보는 활동을 했어요. 다각형과 원의 차이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답니다.
미림 : 원 모양의 종이를 이용해 사각형, 육각형, 팔각형을 접어 둘레의 길이를 쟀어요. 다각형의 변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둘레의 길이가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슈퍼컴퓨터를 만나다!
파이파티를 마치고 김재완 교수님은 수학동아 독자기자를 슈퍼컴퓨터가 있는 연구실로 초대해 주셨다. 연구에 쓰이는 슈퍼컴퓨터를 직접 보여 주기 위해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연구실 문을 열자 벽을 빼곡하게 채운 수백 대의 컴퓨터가 눈앞에 펼쳐졌다.
“과학 연구에서 정확한 값을 계산하는 일은 무척 중요합니다. 조금의 오차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원주율 π값을 정확하게 구하려는 이유도 같아요. 일반컴퓨터로 할 수 없는 복잡한 계산은 여기 있는 수백 대의 컴퓨터가 대신합니다.”
교수님은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원주율 π값을 정확하게 구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셨다. 우주에 로켓을 쏠 때 로켓이 이동한 거리와 시간을 계산하거나, 전하를 띤 두 입자 사이의 힘을 구할 때, 또 전류가 흐르는 전선 주위의 자기장의 힘을 구하는 데도 π가 쓰인다고 한다.
“현재 π값은 소숫점 수백 만자리까지 구해졌어요. π값에 최대한 가깝게 근삿값을 구하면 여러 공식에서 오차를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고 안전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 이처럼 π 값을 계산하는 일은 우리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지요.”
책과 칠판만 있으면 되는 곳, 고등과학원
슈퍼컴퓨터를 본 후, 고등과학원 내부를 계속 둘러보던 중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고등과학원은 분명 연구소인데, 실험복을 입은 사람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연구실 안에는 실험장비 대신 칸막이 책상과 칠판이 전부다. 고등과학원은 어떤 곳일까?
★ 고등과학원을 소개합니다!
미림 : 교수님, 고등과학원은 무엇을 연구하는 곳인가요?
김재완 교수 : 고등과학원은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곳이에요. 크게 수학부, 물리학부, 그리고 계
산과학부로 이뤄져 있어요. 기존의 이론을 근거로 새로운 이론을 만들거나 증명하지요. 고등과학원에서는 책과 종이, 그리고 연필만 있으면 된답니다.
우성 : 연구소 안에서 본 커다란 칠판이 신기했어요. 복도에도 칠판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재완 교수 : 이론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어디서든 쉽게 칠판에 적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칠판만 있으면 사람들이 오가다 이야기 하면서 토론할 수 있지요.
우성 : 우리나라 고등과학원이 미국의 고등과학원을 모델로 지었다고 들었어요.
김재완 교수 :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근처에 있는 고등과학원은 세계적으로 이론연구를 하는 연구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27명 배출했고,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필즈상 수상자도 무려 38명이나 배출했죠. 좋은 점을 닮기 위해 미국의 고등과학원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미림 : 교수님처럼 기초과학을 연구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되나요?
김재완 교수 : 기초과학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언어가 필요한데, 바로 ‘수학’과 ‘영어’입니다. 수학은 과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언어 역할을 합니다. 또 요즘에는 함께 협력하는 연구가 많아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잘 하려면 ‘영어’도 잘 해야 한답니다.
수학과 과학을 탐구하는 마음으로 기초과학의 든든한 밑거름을 다지는 고등과학원. 종이와 연필만 있어도 수학으로 행복해지는 친구가 있다면 미래에 고등과학원의 주인이 되는 꿈을 꿔 보면 어떨까? 한국의 첫 필즈상 주인공을 상상해 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