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올려서 신문과 방송에서 커다란 뉴스가 됐어요.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가리키는 이자율을 겨우 0.25% 올린 것뿐인데 왜 그리 호들갑이었을까요? 이유는 이자율이 돈의 가치와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는 이자율을 움직이는 핵심 열쇠랍니다. 오늘은 채권과 이자율 그리고 기준금리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해요.
돈의 시간가치
90 × (1 + 0.1111…) = 100
현재의 가격 × (1 + 이자율) = 1년 뒤의 가치
이 식을 풀면 r은 0.1111이 됩니다. 이자율이 11.11%라는 뜻이죠.
81만 원 × (1 + 0.1111)이 90만 원이 되므로 이 과정을 분석하면 이자율이 0.1111인 경우, 현재의 81만 원과 1년 뒤의 90만 원, 그리고 2년 뒤의 100만 원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돈은 언제 받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그 가치는 이자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요. 같은 100만 원이라도 1년 뒤의 100만 원보다 현재의 100만 원이 훨씬 가치가 큰 이유입니다.
채권가격과 이자율의 관계
아빠 : 이자율이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이 올라갈까? 아니면 내려갈까?
우철 : 올라가는 거 아닌가요? 이자를 많이 주니까 채권 가격도 올라가겠죠.
아빠 :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단다. 이자율과 채권의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지. 이자율이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져 채권에 투자한 사람은 손해를 보고, 반대로 이자율이 떨어지면 채권가격이 올라 이익을 보게 된단다.
우철 : 이해가 잘 안 가는데요?
아빠 : 그럼 1년 뒤에 100만 원을 주는 채권을 지금 80만 원에 사는 경우와 90만 원에 사는 경우,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많은 이자를 받게 되지?
우철 : 그야 80만 원에 사는 경우죠. 이자가 20만 원이나 되잖아요.
아빠 : 그렇지! 어떤 경우에 이자율이 더 높을까?
우철 : 80만 원일 때 더 많은 이자를 받으니까 80만 원일 때 이자율이 더 높겠죠?
아빠 : 그럼 채권가격이 80만 원 하다가 90만 원으로 올랐다면 이자율이 올라간 걸까 내려간 걸까?
우철 : 음, 채권가격이 8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오르면 이자는 더 적어지니까…. 어? 이자율이 내려간 거네요.
우철이와 이야기한 것처럼 이자율과 채권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답니다. 그러면 이자율의 변화에 따라 채권가격은 얼마나 변할까요? 원래는 3개월이나 6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는 쿠폰이라는 것도 있는데 복잡하니까 쿠폰은 없다고 가정해요. 채권가격의 변화와 이자율의 변화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어요.
채권가격의 변화 = - 채권의 만기 × 채권가격 × 이자율의 변화
이 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다음에 공부하기로 해요. 다만 이 식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은행은 많은 돈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자주 변하는 주식을 사는 것보다 채권을 사는 것이 위험이 덜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어떤 은행의 투자부서가 1000억 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채권만기가 1년이라고 할 때, 이자율이 1% 즉 0.01이 올라가면 채권가격의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채권가격의 변화 = -1(년) × 1000(억 원) × 0.01 = -10(억 원)
채권가격이 10억 원이나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자율이 1% 내려가면 채권가격이 10억 원이 오르겠지요. 이와 같이 투자 액수가 많을 때는 이자율이 1%만 변해도 컴퓨터 수천 대에 달하는 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합니다.
만약 이 채권의 만기가 1년보다 훨씬 긴 10년이라면 이익이나 손실은 더욱 커집니다. 앞의 예에서 채권의 만기가 1년이 아닌 10년이라면 채권가격의 변화는 -100억 원이 됩니다. 아까 손실의 10배가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면 이자율의 변화에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자율이 0.25%만 올라가도 25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겠지요?
기준금리란?
한국은행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 주기 때문에 은행의 은행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은행에게 돈을 빌려 주거나 돌려받으며 시중에 적절한 양의 돈이 유통되도록 조절한다. 한국은행이 시중 은행에 돈을 빌려 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을 기준금리라고 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이 돈을 빌릴 때의 이자율이 높아진다. 결국 은행도 개인이나 기업에 돈을 빌려 줄 때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게 된다.
기준금리의 중요성
이제 기준금리를 0.25% 올리는 것이 왜 커다란 뉴스가 되는지 조금 이해가 됐으리라 생각해요. 실제로 금융기관에서 채권에 투자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0.01%와 같은 아주 작은 이자율의 변화에도 대단히 민감해 한답니다.
계산을 포함하는 이자율을 다루느라 좀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자율의 변화는 은행뿐 아니라, 집을 사느라 돈을 빌린 사람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랍니다. 집을 사려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은행은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이자율을 조정합니다.
이때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에서 적용하는 이자율도 함께 오르죠. 이자율이 오르면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생활비가 줄어들게 됩니다. 혹시 부모님이 많은 이자를 내느라 고생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세요. 만일 그렇다면 용돈도 적게 쓰고 절약해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세요. 물론 앞으로 이자율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잊지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