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제1회 전국 여중생 수학탐구 발표대회가 열렸어. 전국에서 모인 여자 중학생들이 모여 각자 연구한 주제를 발표하는 자리였지. 여기서 부산 두송중학교의 황수민, 김은서, 안정민 친구가 새로운 암호를 주제로 발표해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상을 받았어. 어떤 암호를 만들었을까?
안녕하세요? 수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암호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상생활에서 암호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암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죠. 저희는 암호에 대한 책을 읽고 암호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된 뒤 흥미를 느끼게 됐어요.
이번 대회에서 발표한 암호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우리와 같은 중학생의 수학 수준에 맞는 암호를 새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요즘 쓰이는 암호는 굉장히 복잡해서 일반인이 알기 어렵거든요. 하지만 저희가 만든 암호는 이해하기 쉬워서 친구들과 암호를 만들고 풀며 암호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어요.
암호를 만드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암호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없어서 초반에 감을 잡기 어려웠어요. 그 이후에도 암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요. 11개월 동안 생소한 수학 이론을 공부하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암호를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암호를 잘 풀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암호를 만들어 보니 수와 식에 대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규칙성을 찾아내는 안목이 중요했어요.
학생들을 지도하신 김성애 선생님께도 여쭙겠습니다. 학생들이 암호를 만들고 풀어 보는 활동이 수학 공부를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까요?
암호는 방정식, 확률, 그래프 등과 많은 관련이 있어요. 암호를 공부하면 이런 분야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창의력도 키울 수 있답니다.
연립방정식과 최소공배수 등을 이용해 새로운 암호를 만들었는데, 암호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네. 저희 설명을 잘 들어 보세요~.
1. HAK 암호
‘HAK’ 암호는 연립방정식 형태로 나타낸다. 연립방정식 하나는 알파벳 하나를 나타내므로 연립방정식의 수와 같은 수의 알파벳으로 이뤄진 단어를 뜻한다.
먼저 각각의 연립방정식을 풀어 x와 y를 구한다. 그리고 방금 구한 x와 y의 최소공배수를 구한다. 이 때 구한 최소공배수는 a로 시작하는 알파벳의 몇 번째 글자인지를 나타낸다.
➊ x+y=24 ➋ 3x-y=24 ➌ x+2y=21 ➍ 2x+3y=13
-2x+3y=67 4x+2y=42 2x-7y=31 5x-8y=17
각 연립방정식을 푼 뒤 x와 y의 최소공배수를 구하면 23, 9, 19, 5가 된다.
그 숫자에 해당하는 알파벳은 W, I, S, E이므로 해답은 WISE(현명한)이 된다.
2. 예스암호
예스 암호는 각각의 알파벳을 화살표 방향으로 이동해서 암호를 만든다. MATHDONGA
를 예스 암호로 바꾼다면 NFSGEPOBF가 되는 것이다. 암호표의 규칙을 알기 전에는 해독하기가 쉽지 않다.
두송중학교 친구들이 만든 암호를 보니 어때요? 나도 새롭고 기발한 암호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도전의식이 불끈불끈 솟지 않나요? 암호를 만들고 푸는 일은 수학을 더 잘 하는 데는 물론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 주기도 하는 활동이에요. 또한 정보 통신이 발달한 현대 새회에서는 보안을 위한 암호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어요. 여러분 중에도 분명히 풀고 풀리는 암호와의 두뇌 싸움에 도전장을 내밀 친구가 있겠죠? 미래에 우리의 보안을 책임질 암호 전문가가 수학동아 독자 중에서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