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약 400km 높이의 지구 궤도에는 축구장만한 크기의 구조물이 시속 2만 7743km의 속도로 돌고 있습니다. 각종 실험과 우주 탐사를 위한 기지 역할을 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지요. 1998년 건설된 이후 지금까지 20개국 출신 우주인 250명이 ISS를 거쳐 갔습니다.
ISS에 우주인이 처음 입성한 건 2000년 11월 2일이에요. 미국항공우주국의 우주인 빌 셰퍼드와 러시아연방우주국의 우주인 세르게이 크리칼레프, 유리 기젠코 3명이 러시아의 소유스 로켓을 타고 지구를 떠난 지 이틀 만이었지요. 이들은 ISS에서 136일 동안 머물며 여러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먼저 3명의 우주인은 주거 공간인 ‘즈베즈다 모듈’로 향했습니다. 주거 공간에서 지상 관제소와의 통신이 원활한지 살피는 한편, 조리실에서 음식 보온기를 작동하고 수면실을 마련했어요. 그 다음 산소를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생명 유지 시스템을 활성화했습니다. 또 태양 전지판을 싣고 온 우주 왕복선 엔데버호의 도움을 받아 ISS의 양쪽 가장자리에 태양 전지판 날개를 설치했어요. 덕분에 ISS의 전력이 5배로 늘어날 수 있었지요.
이 밖에도 ISS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승무원의 심박수를 평가하는 등 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이들은 2001년 3월 21일 지구로 귀환했지요. 유럽우주국 우주 비행사 마티아스 마우러는 이들의 임무에 대해 “우리를 위한 길을 닦아준 셈”이라고 평가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