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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수컷 거미는 짝짓기하고 나서 도망친다?

 

거미의 결혼식에 참석한 일리! 사랑을 나누는 거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데, 갑자기 신랑이 도망치기 시작했어. 거미님, 어디 가세요? 신랑 거미를 쫓아가 만나 봤어.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수컷 왕관응달거미예요. 몸길이는 약 4mm이고 색깔은 갈색이죠. 저는 암컷 거미와 짝짓기를 하고 나면 순식간에 튕겨 나와 도망쳐요. 빨리 도망가지 않으면 암컷 거미한테 잡아먹힐 수 있거든요. 4월 25일 중국 후베이대학교 생물촉매및효소공학주립핵심연구소 장시창 교수팀이 이 모습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그걸 어떻게 발견했어요?
교수팀은 155쌍의 왕관응달거미가 짝짓기하는 과정을 관찰했어요. 1초에 1500장면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로 짝짓기 과정을 촬영했죠. 155마리의 수컷 거미 중 152마리의 수컷이 짝짓기하고 나서 튕겨 나왔어요. 카메라의 영상을 보며 1초에 평균 65cm만큼 이동해 도망친 것을 알아냈지요. 도망치지 못한 3마리의 수컷 거미는 암컷에게 잡아먹혀버렸습니다. 교수팀은 수컷 거미가 짝짓기 뒤에 도망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짝짓기하는 수컷 거미의 움직임을 붓으로 막아봤어요. 그 결과 이 거미들은 암컷 거미에게 모두 잡아먹혀 죽음을 맞이했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도망칠 수 있는 거죠?
수컷 거미는 도망치기 전에 앞다리에 있는 관절을 구부렸어요. 수컷 거미는 짝짓기하는 동안 앞다리를 56.8°로 구부려요. 짝짓기가 끝난 뒤 다리를 일자로 확 펼치며 암컷을 밀어내 튕겨 나가요. 
교수팀이 수컷 거미의 앞다리 두 개를 잘라냈더니 암컷 거미와 짝짓기 시도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어요. 나머지 여섯다리 중 두 개를 잘라낸 거미는 짝짓기를 한 것을 발견했어요. 연구진은 암컷에게서 도망칠 수 없는 수컷 거미들이 짝짓기를 포기한 거라 추측했
지요.

 

이 연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장 교수는 “수컷 거미가 암컷 거미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이어 “암컷이 짝짓기하는 동안 수컷의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수컷을 잡아먹으려고 한다”며, “수컷이 빨리 도망치지 못하면 쓸모없다고 판단해 바로 죽여버리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 수컷에게만 정자를 받아 번식을 하려 한다”고 추측했습니다.

2022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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