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눗방울을 다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면 경기도 오산! 비눗방울이 사라지는 과정에도 아직 비밀이 많거든. 과학자들이 최근엔 무엇을 알아냈을까?
비눗방울 터지기 직전을 포착하다
2017년부터 비눗방울을 연구한 런던 임페리얼리지런던 기계공학과의 센 리 박사후연구원은 2020년, 부엌에서 터지기 직전 비눗방울의 모습을 연구해 그 비밀을 발표했어요. 깔때기로 만든 비눗방울의 아래쪽 반구에서 무지개 빛이 나타나다 비눗방울이 깨지기 1분 전부터 검은 반점이 여러 개 생기는 걸 확인했지요. 이 반점들이 합쳐져 충분히 커지면 비눗방울이 깨졌어요.
연구팀은 무늬를 이용해 비누막의 두께를 계산할 수 있었어요. 이를 통해 터지기 직전 비눗방울의 두께에 대한 수학 모형을 만들었지요. 리 연구원은 “비눗방울이 어떻게 터지는지, 계면활성제는 비눗방울 막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이 아직 풀어야 할 숙제”라며, “비눗방울 막이 1~2nm(나노미터)● 정도로 얇기 때문에, 미시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답니다.
●1nm(나노미터) : 1m보다 10억 배 짧은 길이.
거품 소멸의 비밀은 인간에게 있다?
비눗방울과 같은 기포가 수없이 많이 모인 ‘거품’도 과학자의 연구 대상이에요. 거품 속에서 기포들은 가까운 기포와 접촉하면 표면장력으로 인해 서로 합쳐져요. 두 개의 구보다 하나의 구가 표면적이 더 작기 때문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시간이 갈수록 거품 속 기포는 개수가 줄어들어요.
2021년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의 원병묵 교수는 거품 속 기포의 개수가 시간에 따라 줄어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순수한 물로만 만들어진 거품이 줄어드는 과정을 관찰한 결과, 기포의 개수 변화는 생명체의 사망률 변화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어요. 생명체의 사망률은 유아 시절에 높다가 청년기에 안정된 뒤, 노년기에 이르러 다시 높아져요. 이처럼 거품 속 기포의 개수 역시 처음에는 빠르게 줄어들다가 이내 그 속도가 느려졌어요.
그러다 마지막에 빠르게 줄어들었답니다.
●인터뷰
원병묵(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
“비눗방울과 거품, 왜 연구하냐면요!"
원병묵 교수는 기포가 서로 합쳐지는 과정과 액체 속 거품이 에어로졸이 되는 과정 등에 대한 연구를 해왔어요. 이런 연구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봤어요.
Q과학자들이 비눗방울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비눗방울은 얇은 물막 안에 공기가 차 있는 구조예요. 내부 공기를 오일로 대체하면 ‘에멀전’이 되지요. 에멀전은 화장품과 식품의 기본 구조예요. 따라서 비눗방울의 기본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방법을 알면 여러 공학 분야에 도움이 돼요. 또, 실생활에 많이 쓰이는 거품 구조를 만드는 데도 응용될 수 있고요.
Q거품 구조는 어디에 쓰이나요?
면도 크림과 빵에 거품 구조가 있죠. 요즘 주목을 받는 건 금속으로 만든 거품 구조인 ‘메탈폼’이에요. 수소자동차에 메탈폼이 쓰이거든요.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생성된 전기에너지로 움직여요. 메탈폼에는 구멍이 있어 기체가 오가고 화학 반응의 부산물인 물이 빠져나가기 쉬워요. 표면적이 넓어 전기에너지도 잘 흡수하고요. 이외에도 사람의 허파와 우주에서도 거품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