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를 넘어 이제는 일상이 된 사회적 거리두기. 알고보니 꿀벌은 오래전부터 해왔대! 거리두기 대선배인 꿀벌에게 거리두기 꿀팁을 배우러 과학마녀 일리가 다녀왔어!
반갑습니다. 소개를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어른 꿀벌입니다. 지금 벌집 안에 애벌레들이 자고 있어서 조심조심 나왔어요. 꿀벌은 대표적인 사회적 동물이에요. 사회적 동물이란 다른 개체들과 함께 집단을 이루어 생활하는 동물을 뜻해요. 사회를 이루어 사는 개미, 사람 등도 사회적 동물에 속하죠! 집단생활은 천적으로부터 서로를 지켜주지만, 함께 모여 살기 때문에 전염병에는 취약합니다.
꿀벌도 사람처럼 거리두기를 한다고요?
맞아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이탈리아 사사리대학교 국제연구팀이 꿀벌의 거리두기를 관찰했습니다. 벌집의 가장 큰 적 중 하나는 ‘바로아 응애’라는 진드기예요.
바로아 응애는 꿀벌 몸에 붙어 기생하는 진드기입니다. 체내 지방 조직을 녹여 먹으며 전염병도 옮길 수 있어 꿀벌의 큰 천적이죠. 연구팀은 바로아 응애에 감염된 벌집과 그렇지 않은 벌집을 비교하여, 꿀벌이 기생충의 감염을 막기 위해 거리두기를 한다는 점을 알아냈어요.
어떻게 거리두기를 하나요?
꿀벌 군락은 크게 두 층으로 이루어져요. 벌집 가장 안쪽에는 여왕벌과 유충, 그리고 이들을 돌보는 어린 벌들이 서식합니다. 벌집의 입구와 가까운 쪽에는 밖으로 나가 꽃에서 꿀을 채집하는 어른 벌들이 머물지요.
꽃이나 식물에서 꿀을 채집하며 진드기에 노출될 위험이 큰 어른 벌들은 벌집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 바깥층에서 지내요. 만약 어른 꿀벌이 진드기에 감염되면, 내부 집단과 외부 집단은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각자의 구역을 벗어나지 않으며 거리두기를 하죠.
꿀벌에게도 거리두기는 정말 중요하네요?
맞아요. 지금까지 여러 동물이 전염병을 막기 위해 개체 간의 거리를 조절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지만, 꿀벌에서 거리두기 행동을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연구를 주도한 사사리대학교의 미셸리나 푸세두 박사는 “꿀벌 집단의 거리두기는 감염병과 싸우는 인간에게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힌트를 줄 것”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