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이유로 중심 별의 중력이 닿지 않는 곳으로 튕겨 나가 우주 공간을 떠돌게 된 ‘나홀로 행성’이 있어요. 이 나홀로 행성을 찾는 일은 매우 까다로워요. 나홀로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별을 중심으로 궤도를 도는 규칙도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지난 10월 29일,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칠레에 있는 바르샤바망원경과 칠레와 호주, 남아공에 있는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망원경으로 우리은하 중심부 원반 부근에서 나홀로 행성을 찾았어요. 이 행성의 질량은 지구의 3분의 1에 불과해요. 현재까지 발견된 나홀로 행성 중 가장 작지요.
연구팀은 ‘중력 렌즈 현상’으로 이 행성을 발견했어요. 아주 먼 별에서 나온 빛이 관측자와의 사이에 위치한 천체의 곁을 지나가다 그 천체의 중력 때문에 경로가 휘어져 왜곡돼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요. 중력이 빛을 굴절시키는 렌즈 역할을 하는 거죠.
이런 중력 렌즈 현상을 관측하면 빛이 변화되는 양과 시간을 분석해 렌즈 역할을 하는 행성의 존재를 알 수 있어요. 별이나 블랙홀의 중력 렌즈 현상은 보통 수일에서 한 달 이상 지속돼요.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현상은 42분으로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지속시간이 가장 짧았지요. 그만큼 나홀로 행성의 크기가 작다는 것을 의미해요. 연구팀은 이렇게 작은 나홀로 행성들을 연구하면 우리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됐고 진화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