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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 사이언스] 페루에서 길이 37m 그림 발견! 2000년 된 고양이라옹

연구팀은 다양한 지상화를 볼 수 있는 ‘미라도르 자연 전망대’를 보수하다 언덕 비탈에서 사라질 뻔한 고양이 지상화를 발견했다

 

10월 15일, 페루 정부는 길이 37m에 달하는 고양이 그림을 나스카 사막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어요. 나스카 사막은 페루의 수도 라마에서 동남쪽으로 370km 떨어진 곳이에요. 길게는 1.1km까지 뻗은 거대한 그림 ‘나스카 지상화’ 수백 점이 땅 위에 그려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나스카 지상화는 기원전 500년에서 기원후 500년 사이에 존재한 파라카스 문명과 나스카 문명 때 그려졌어요. 크기가 너무 커 하늘에서 봐야만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20세기 비행기가 개발되면서 처음 발견됐지요. 199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됐고요.


이번에 발견된 고양이 지상화 역시 다른 나스카 지상화와 같은 방식으로 그려져 있어요. 나스카 사막은 회색을 띠는 석회 토양 위에 적갈색 조약돌이 빼곡하게 놓여 있어요. 이 조약돌을 치우면 석회 토양이 드러나 회색 선을 그릴 수 있어요.


이처럼 단순하게 만든 그림이 2000년 넘게 보존될 수 있었던 건 나스카 사막의 기후 덕분이에요. 차가운 남극 바다에서 오는 훔볼트 해류는 나스카 사막 지역의 기온을 낮춰요. 차가운 공기는 무거워서 위로 올라가지 않아 높은 비구름을 만들지 못하지요. 이런 탓에 나스카 사막은 1년에 고작 20분 정도만 비가 내리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요. 석회 토양의 단단함도 그림을 보존하는 데 한몫했고요. 고양이 지상화를 발견한 페루 고고학자이자 나스카문화유산 관리책임자인 조니 이슬라 연구원은 “그림은 기원전 200~100년 사이에 만들어졌다”고 추정했어요. 이 시기 꽃 피웠던 파라카스 문명의 유적에도 고양이 그림이 있거든요.


나스카 사막에서는 고양이 외에도 벌새, 원숭이, 사람 등 동식물 그림이 70여 점, 기하학적 그림이 30여 점, 최장 48km에 이르는 직선 800여 개가 지금까지 발견됐어요. 파라카스인과 나스카인이 땅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나스카 지상화를 그린 이유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어요. 신에게 보여주기 위해, 길을 표시하기 위해, 부족들끼리 큰 그림 그리기 경쟁을 하기 위해서 등 다양한 가설이 있지요.


최근 연구자들은 점점 더 많은 나스카 지상화를 발견하며 고대인들이 지상화를 그린 이유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어요. 2018년에는 일본 야마가타대학교 연구팀이, 2019년에는 이슬라 연구원팀이 각각 인공지능과 드론을 이용해 새로운 지상화 백여 점을 더 발견했지요.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지상화 천여 점을 더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답니다.

 

2020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다솔 기자
  • 디자인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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