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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에는 약 5L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이 중 40% 정도를 잃으면 목숨이 위험해지죠. 많은 피를 흘린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피를 공급하는 치료법을 ‘수혈’이라고 해요.
수혈은 1901년,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인 카를 란트슈타이너가 ABO식 혈액형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혈액형의 종류가 밝혀진 뒤에도 수혈은 쉽지 않았어요. 몸에서 뺀 피는 금방 굳어버렸거든요. 그래서 초기에는 피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혈관을 동시에 연결해 수혈해야 했어요.
1914년, ‘구연산나트륨’이라는 물질이 피의 응고를 방해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그해 3월 27일, 벨기에의 의사 알버트 휴스틴은 구연산나트륨을 사용해 최초로 몸 밖으로 꺼낸 피를 환자에게 수혈하는 데 성공했지요. 몸 밖으로 꺼낸 피를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혈액형의 피를 보관했다 필요할 때 공급하는 ‘혈액은행’도 처음 만들어졌지요.
그런데 20세기 초에는 혈액을 유리병에 담아 보관했어요. 유리병에는 공기가 들어가 세균이 자라거나 쉽게 깨져 귀중한 피가 낭비되기 십상이었죠. 미국의 의사였던 칼 월터와 윌리엄 머피는 유리 대신 가볍고 신축성 있으며 옮기기 편한 플라스틱 재질의 혈액백을 발명했어요. 이 혈액백은 충격에 강한 데다, 급한 경우에는 백을 눌러서 수혈을 빨리할 수도 있었어요. 1952년, 한국전쟁 때부터 쓰이기 시작한 이 혈액백은 1970년대에 전 세계로 퍼졌지요.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수혈의 발전에는 전쟁이나 플라스틱의 발명처럼 의학과는 관련 없어 보이는 여러 사건이 영향을 미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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