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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비둘기는 머리카락이 무서워!

 

룰루랄라, 방학을 맞아 푸푸와 함께 놀이동산에 놀러왔어. 놀이 동산의 백미는 귀신의 집!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귀신들이 날 향해 달려오는데…, 푸푸는 너무 무서웠는지 눈물을 찔끔 흘리더라고.

 

그런데 비둘기들도 귀신을 무서워하나 봐. 귀신이 머리카락만 내밀었는데도 혼비백산해 줄행랑을 치더라니까?! 비둘기야, 왜 그렇게 귀신이 무서운 거야?

 

자기소개를 부탁해~!

아마 우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 공원이나 도로변을 걷다 보면 자주 마주칠 수 있는 바로 그 새, 비둘기예요. 비둘기과에 속하는 308종의 새들을 한데 모아 ‘비둘기’라고 부르지만 도시에 사는 비둘기는 대부분 집비둘기 종이랍니다. 저희는 햇빛이 잘 들고 높은 곳에 진흙과 나뭇가지를 이용해 둥지를 짓고, 먹이만 풍부하다면 1년 내내 번식이 가능하지요. 암컷과 수컷이 교대로 알을 품으며, 목에 있는 모이주머니에서 분비되는 ‘비둘기 젖’으로 새끼를 키운답니다.

 

 

엇…! 그런데 발가락은 어쩌다 다친 거야?

갑자기 날아오르거나 도시 곳곳에 배설물을 남긴다는 이유로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우리도 도시에 사는 게 쉽지만은 않아요. 프랑스 자연사박물관 프레데릭 지게 교수팀이 파리 시내 46개 구역에서 1250마리의 비둘기를 조사한 결과, 한쪽 또는 양쪽 다리에서 발가락을 잃은 비둘기는 276마리로 22%에 달했지요. 그동안 조류학자들은 비둘기가 발가락을 잃는 이유가 감염 때문이라고 추측했어요. 도시의 철조망이나 뾰족한 구조물에 상처를 입은 후, 비둘기 배설물에 섞여 있는 포도상구균●에 감염되어 발가락을 잃는 다는 가설이었지요

 

 

발가락을 잃는 이유가 따로 있는 거야?

프레데릭 교수팀은 감염설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둘기 깃털 색깔을 조사했어요. 비둘기는 면역력이 강할수록 깃털이 짙은 색을 띠거든요. 감염이 원인이라면 면역력이 약한 비둘기, 즉 깃털 색이 옅은 비둘기에게서 발가락 기형이 생길 확률이 높았죠. 하지만 깃털 색과 발가락 기형은 서로 관련성이 없었어요. 선천적인 이유가 아닐까 추측한 프레데릭 교수팀은 둥지에서 처음 나온 어린 비둘기를 관찰해봤지만, 이들에게선 기형이 나타나지 않았지요.

여러 요인을 분석한 결과, 비둘기가 주로 활동하는 장소에 따라 발가락 기형의 발생 빈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미용실과 노점의 수가 많을수록 발가락이 잘린 비둘기가 많이 관찰됐지요. 미용실에 서 나온 머리카락이나 노점에서 나온 가는 끈이 발가락에 얽히고, 점점 조여 들어 혈관을 막고 결국 발가락이 잘리는 거예요.

 

도시살이가 힘들겠구나….

연구를 이끈 프레데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발가락 기형인 비둘기의 수가 많을수록 거리에 쓰레기가 많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비둘기가 이제 도시에서 우리와 함께 살게 된 만큼 쓰레기를 줄여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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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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