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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탐정 사무소가 털렸다!

통합과학 3-2 | 생명 현상과 일상생활 속 산화 환원

 

“탐정 사무소가 털렸어요! 도둑이 든 것 같아요.”

 

동화나라 친구들이 활짝 열린 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어요.

 

깜짝 놀란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부리나케 안으로 들어갔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내부는 나가기 전과 똑같은 모습이 아니겠어요? 사무소를 샅샅이 살펴본 개코 조수가 말했어요.

 

“이상해요. 문에 걸려 있던 자물쇠와 여분의 열쇠만 사라졌어요.

 

킁킁. 분명히 다른 냄새는 나는데 눈에 띄는 흔적은 없네요.”

 

 

 

● 스토리 따라잡기 - 자물쇠만 가져간 범인은?!


“다행이군. 내가 아기 돼지였을 땐 못된 늑대가 콧김을 불어서 집을 날려버린 적도 있다고.”

 

꿀록의 말에 개코는 답답해서 꼬리로 바닥을 치며 말했어요.

 

“그럴 때가 아니에요. 명색이 탐정인데 도둑이나 맞았다고 사람들이 수군대고 있다고요!”

 

“에잇! 범인을 잡으면 될 거 아니야. 흠, 다른 건 건들지도 않고 자물쇠와 열쇠만 훔치다니…. 이 정도로 절제력이 강하고 완전 범죄를 저지를 도둑은…. 앗!”

 

꿀록이 책상을 탁 치고 일어났어요. 개코의 큰 눈이 더욱 동그래졌지요.

 

“알리바바 이 녀석! 아직도 손버릇을 못 고쳤군.”

 

알리바바는 40인의 도둑에게서 금은보화를 훔쳐 큰 부자가 된 친구예요. 꿀록과 개코가 알리바바의 집에 도착하자 문에 사무소 자물쇠가 떡 하니 달려 있는 게 보였어요. 꿀록은 문을 두드려 알리바바를 불렀어요.

 

“알리바바 씨! 알리바바 씨! 무슨 생각으로 자물쇠를 가져간 거요?!”

 

“앗, 탐정님! 잘 오셨어요. 의뢰할 일이 있어서 사무소에 갔는데 안 계시길래 어쩔 수 없이 자물쇠만 갖고 왔지 뭐예요. 새로 산 자물쇠가 또 고장 났거든요. 아니,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지요? 제가 도둑들에게 여러 번 죽을 뻔한 거 아시지요? 자물쇠가 자꾸 고장 나니 불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당당한 알리바바의 태도에 꿀록은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고장 났다는 자물쇠를 봐주기로 했어요. 자물쇠는 얼룩이 가득하고 여기저기가 부스러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정도였지요.

 

“이거 왜 이래?”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 자물쇠는 왜 부식됐을까?

 

가만히 둔 자물쇠가 녹슬고 껍질을 깎은 사과가 누렇게 변해요. 공통점이 없는 것 같은 두 현상은 화학의 눈으로 보면 같아요. 모두 전자를 잃는 ‘산화’ 반응이거든요. 자물쇠의 철은 공기 중의 산소에게 전자를 주며 산소와 결합해 녹의 주성분인 산화철이 되고, 사과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 역시 산소와 반응해 전자를 준 뒤 갈색 혹은 검은색을 띠는 멜라닌 색소가 되지요.

 

 

원래 ‘산화(酸化)’는 ‘산소’를 뜻하는 ‘산(酸)’과 ‘되다’를 뜻하는 ‘화(化)’로 이뤄진 단어로, ‘산소와 결합하다’라는 뜻이에요. 실제로 여러 산화 반응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산소와 결합하는 반응이에요. 산소는 공기의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을 뿐 아니라, 다른 물질과 반응해 전자를 빼앗아 오기를 좋아하거든요. 최초로 발견된 산화제*도 산소여서 과학자들은 철이 녹스는 것과 같은 반응에 ‘산화’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그러다 건전지의 음극이 전자를 내어줄 때처럼 산소 없이도 전자를 잃는 반응을 발견하면서 ‘산화’의 뜻이 확대됐답니다. *산화제 : 다른 물질의 전자를 빼앗아 산화시키는 물질. 이 과정에서 자신은 환원된다. 

 

산화는 전자를 얻는 ‘환원’ 반응과 항상 짝지어 일어나요. 어떤 물질이 잃은 전자는 다른 물질이 반드시 얻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자물쇠에 녹이 생길 때 철은 전자를 잃는 산화를 겪지만, 산소는 그 전자를 얻는 환원을 겪지요.

 

‘환원’ 역시 처음에는 산화물이 산소를 잃고 원래의 물질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어요. 17세기 프랑스 화학자 라부아지에가 광석과 같은 산화금속을 태우면 광석이 산소 기체를 내보낸 뒤 깨끗한 금속이 된다는 걸 발견했거든요. 나중에 과학자들이 이 과정에서 금속 원자가 전자를 얻는다는 사실을 깨달아 ‘환원’은 전자를 얻는 모든 반응을 의미하게 됐답니다.

 

만약 자물쇠가 녹슬지 않도록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철이 산소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거나 철보다 전자를 잃기 쉬운 금속을 이용하면 돼요. 예를 들어 자물쇠에 산화 속도가 느린 주석을 도금하면 주석 도금에 구멍이 날 때까지 철은 산소와 직접 만나지 않지요. 철보다 전자를 잃기 쉬운 아연을 도금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산소는 아연을 산화시키는 데만 집중해 철을 산화시키지 않는답니다.

 

 

 

 

● 통합과학 넓히기 - ‘쉐킷쉐킷~’ 흔들면 따뜻해지는 핫팩의 원리

 

손에 쥐고 흔드는 핫팩과 몸에 붙이는 핫팩은 모두 겉비닐을 벗기기만 하면 따뜻해져요. 이런 핫팩은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제품이에요. 비결은 핫팩 안에 있는 철가루의 산화 반응에 있어요. 철은 산소와 만나 산화할 때 열에너지를 내놓아요. 자물쇠가 녹슬 때는 산화 반응이 아주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열을 느끼지 못하지만, 핫팩의 철은 산소와 더 활발히 반응해 짧은 시간에 많은 열에너지를 내놓아요. 그 결과 핫팩의 온도가 70℃까지 높아질 수 있답니다.

 

 

핫팩 속 철의 산화 속도가 빠른 이유는 철이 가루로 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철가루는 같은 질량에도 표면적이 커서 철이 산소와 만날 수 있는 접촉면도 크지요. 또 핫팩의 껍질은 구멍이 많은 재질로 되어 있어요. 되도록 많은 산소가 핫팩 속으로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이밖에도 핫팩에는 활성탄이 있어 철의 산화 반응을 촉진해요. 활성탄은 수증기 등을 이용해 숯의 표면적을 늘린 물질로, 안에 물을 품고 있지요. 이 물은 철과 산소가 서로 반응을 하도록 도와요.

 

핫팩에는 열이 오랫동안 유지되도록 돕는 물질도 들어 있어요. 열이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단열재로 쓰는 질석이 핫팩에도 들어 있지요. 질석은 따뜻한 곳에서 부피가 커져 열을 오랫동안 품는 성질이 있어요. 이런 원리로 핫팩의 따뜻함이 유지되도록 돕지요. 또 열에너지가 핫팩 내부에 골고루 퍼져서 어느 한 부분이 지나치게 뜨거워지지 않도록 하는 데도 도움을 준답니다.

 

 

이처럼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하는 핫팩은 한 번밖에 쓸 수 없어요. 철가루가 모두 산화철이 되어 버리면 더이상 산화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열에너지도 만들 수 없거든요. 대신 핫팩을 오래 사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핫팩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때 비닐 등으로 밀봉해 공기 중 산소와 만나지 못하도록 하면 산화 반응을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느리게 할 수 있어요. 이번 겨울엔 핫팩과 함께 추위를 과학적으로 쫓아내 보세요!

 

 

 

● 스토리 따라잡기

 

“녹슨 거라고요? 산화 반응이 이렇게 빨리 일어나나요? 자물쇠를 산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일주일에 벌써 4개나 녹슬었다고요. 이상하다 싶어서 탐정님네 자물쇠를 달아보려고 한 거예요.”

 

“뭐라고요? 아무래도 누군가 알리바바 씨의 집을 노리고 산화 반응을 빠르게 하는 촉매제를 사용한 것 같군요. 어디 짚이는 데는 없나요? 원한을 살 일을 했다든가.”

 

꿀록 탐정의 말에 알리바바의 얼굴이 어두워졌어요. 알리바바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지요.

 

“그럴 리가…. 설마 40인의 도둑들이 살아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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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다솔 기자
  • 기타

    [디자인] 오진희
  • 기타

    [일러스트] 이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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