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좋아하는 중국의 대표적 동물인 판다는 과거엔 육식동물이었어요. 날카로운 이빨과 고기를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내장 기관이 이를 증명하지요. 지금의 판다도 종종 작은 동물을 잡아먹곤 한답니다.
하지만 약 700만 년 전부터 판다는 대나무를 먹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점점 몸의 특성이 바뀌었지요. 지난 1월 중국과학한림원의 보존유전학 연구팀이 판다의 쓴맛 수용체와 관련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다른 육식동물보다 더 많은 쓴맛 수용체 유전자를 갖도록 진화했다고 발표했어요.
초식동물이 쓴맛을 느끼는 것은 중요해요. 대부분의 식물은 초식동물들이 자신을 먹지 못하도록 시안화물, 니코틴, 리신과 같은 유해한 독소를 내뿜거든요. 그래서 초식동물은 쓴맛으로 이를 감지하고, 독소가 너무 많은 식물을 거르고 먹어야 한답니다. 쓴맛 수용체가 식물이 쓴 정도를 구별하는 역할을 하지요.
판다는 이 쓴맛 수용체와 관련된 유전자를 16개 가지고 있어요. 북극곰, 늑대, 호랑이 등의 육식동물들이 10~14개 갖고 있는데, 판다는 이보다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이지요. 또 판다의 쓴맛 수용체 유전자들은 다른 유전자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했어요. 이번 연구를 이끈 레이 산 연구원은 “판다가 대나무를 먹을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는 가장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