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어과동의 마스코트,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야.
“윙윙~!” “탁!” 이게 무슨 소리냐고? 요즘 푸푸와 나는 매일 밤 모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거든. 모기 때문에 잠도 설쳐서 지금도 하품이 나온다니까. 그런데 얼마 전 모기를 먹는 모기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세상에 이런 기쁜 소식이! 이제 모기 걱정 없이 발 뻗고 자도 되는 걸까?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광릉왕모기’예요. 모기는 크게 보통모기아과와 학질모기아과, 왕모기아과로 나눠요.
보통모기아과는 흔히 볼 수 있는 모기들로, 집모기와 숲모기가 있지요. 학질모기아과에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가 있어요.
저는 왕모기아과에 속하는 모기예요. 현재 전세계적으로 89종의 왕모기가 알려져 있는데, 광릉왕모기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유일한 왕모기지요.
크기는 1.5~2.0cm로 보통 모기보다 훨씬 크답니다. 주로 숲이나 산 속의 나무 구멍, 대나무 그루터기, 길가의 폐타이어 등 작은 물웅덩이가 있는 곳에 살고 있어요.
정말 다른 모기를 잡아먹니?
최근 고려대학교 배연재 교수 연구팀이 광릉왕모기를 인공적으로 사육해 번식시키고, 이들이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도록 했어요. 연구팀은 50일 동안 광릉왕모기 암컷 한 마리에서 약 600마리 이상의 광릉왕모기를 얻는 데 성공했지요.
광릉왕모기 유충 한 마리는 하루에 약 26마리의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을 수 있어요. 광릉왕모기의 유충 기간은 약 16일인데, 이 기간 동안 한 마리의 유충이 약 416마리의 모기 유충을 제거할 수 있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너희를 이용해 모기를 없애니?
이렇게 천적을 이용해 해충을 죽이거나 서식 밀도를 줄이는 방법을 ‘생물학적 방제’라고 해요. 왕모기를 이용해 다른 모기를 죽이는 방법은 1929년 하와이에서 시작됐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5년 딱정벌레목 곤충인 ‘잔물땡땡이’를 이용해 모기 유충을 없애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지요.
연구팀은 “광릉왕모기 유충은 서식처를 공유하는 모기 유충만을 잡아먹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 위험이 낮다”며, “특히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을 옮기는 숲모기와 서식 환경이 비슷해서 이들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