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실로 돌아온 시원이와 친구들은 조심스레 쪽지를 펴 보았어요.
“이건 거울을 비추면 제대로 볼 수 있는 거울문자야!”
파부르가 서둘러 거울을 가져왔어요. 거울로 문자를 비추자 드디어 글자를 읽을 수 있었지요.
“엥? 그런데 이게 도대체 뭐지?”
스토리 따라잡기 암호를 해독하라!
“영어네, 영어!”
파부르가 소리쳤어요. 시원이는 문자를 찬찬히 읽어나갔어요.
“지원…, 이건 뭐지? e를 거꾸로 쓴 건가? 아니면 G…?”
이때 갑자기 지원군 선배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어요. “e네. e가 확실해! G라고 하기엔 뭔가 이상하지 않아?”
“e를 왜 거꾸로 썼을까요? 그냥 G 아닐까요?”
오로라의 물음에 지원군 선배는 분명히 e를 잘못 쓴 거라고 주장했어요. 둘이 옥신각신하고 있는 사이에 시원이가 다시 영어를 읽어 내려갔어요.
“지원군 이즈 에스에스지. ‘지원군은 SSG다’ 이런 뜻인가?”
시원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원군 선배는 갑자기 쪽지를 빼앗아 과학실 책상 위에 있던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이고 쪽지를 태워 버렸어요. 모두들 당황해서 쳐다보자 지원군 선배가 소리쳤어요.
“이…, 이건 음모야!”
“지원군 선배, 왜 그렇게 놀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말 수상해 보이잖아요!”
오로라의 날카로운 질문에 뒷걸음치던 지원군 선배는 과학실 책상 위에 있던 알코올램프를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으악! 불이다, 불!”
연소와 소화, 3요소를 기억해~!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꼭 필요해요. 탈 물질인 연료와 산소, 그리고 발화점 이상의 온도지요. 이것을 ‘연소의 3요소’라고 불러요.
발화점은 산소가 있는 곳에서 물질을 가열했을 때 불이 붙는 가장 낮은 온도를 말해요. 알코올램프에는 메탄올이 들어 있는데, 메탄올의 발화점은 470℃랍니다.
산소가 있는 곳에서 메탄올에 470℃ 이상의 온도를 가하면 메탄올이 빛과 열을 내면서 타기 시작해요. 이런 현상을 ‘연소’라고 하지요.
어떤 물질이 연소되면 새로운 물질이 생겨나게 돼요. 바로 이산화탄소와 물이랍니다. 연료 속에 있던 ‘탄소(C)’와 ‘산소(O2)’가 만나 ‘이산화탄소(CO2)’를 만들고, ‘수소(H2)’와 ‘산소(O2)’는 ‘물(H2O)’을 만드는 거예요. 또 타는 물질에 따라서 재와 그을음, 유독가스가 생기기도 해요. 물질이 탈 때 산소가 부족하면 몸에 해로운 ‘일산화탄소(CO)’가 만들어지기도 한답니다.
연소의 3요소 중 한 가지라도 없애면 불을 끌 수 있어요. 탈 물질을 없애거나, 산소를 차단하거나, 또는 온도를 발화점 아래로 낮추면 되지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화기의 경우 통 안에 압축된 질소 가스와 함께 ‘제1인산암모늄’이라는 가루가 들어 있어요. 이 가루를 불에 뿜으면 열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NH3)’ 가스가 생겨요. 이 암모니아 가스가 산소를 차단해 불이 꺼진답니다.
우주에서 불이 난다면?
그 이유는 태양이 연소가 아니라 핵융합을 하기 때문이에요. 핵융합을 할 때는 산소가 전혀 필요하지 않거든요. 태양에서는 ‘수소(H)’가 핵융합을 통해 ‘헬륨(He)’으로 바뀌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만들고, 빛과 열을 낸답니다.
한편 거대한 불꽃을 일으키며 우주 속을 나는 로켓에는 연료와 함께 산소가 실려 있어요. 이 산소를 이용해 우주에서도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지요.
그렇다면 우주정거장은 어떨까요? 사람이 거주하는 우주정거장에는 산소가 있기 때문에 불이 날 수 있답니다. 실제로 1997년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어요. 국제우주정거장 ISS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지요.
재미있는 사실은 우주의 불은 지구의 불과는 매우 다르다는 거예요. 중력이 있는 지구에서는 불에 의해 따뜻해진 공기의 *밀도가 낮아지면 주변 공기보다 위로 올라가요. 그러면서 길쭉한 모양의 불꽃이 만들어지지요. 또 공기가 순환되면서 산소가 잘 공급된답니다.
*밀도 : 물질의 질량을 부피로 나눈 값. 밀도가 여러 가지인 물질이 섞여 있을 때 밀도가 큰 물질은 가라앉으려고 하고, 밀도가 작은 물질은 위로 뜨려고 한다.
하지만 중력이 거의 없을 때는 따뜻해진 공기가 밀도만 낮아질 뿐 순환되지 않아요. 그래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양초에 불을 붙이면 위쪽 사진처럼 동그란 모양의 불꽃을 볼 수 있어요. 게다가 공기가 순환되지 않아서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불꽃의 크기가 작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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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주의 불은 지구의 불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서 의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어요. 지난 6월에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분리된 무인화물우주선 ‘시그너스’에 실험용 모듈을 싣고, 여기에 일부러 화재를 내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촬영하기도 했지요.
미국항공우주국은 앞으로도 우주에서 화재가 일어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실험을 2회 더 진행해, 우주에서 일어나는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을 계획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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