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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비아엔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만나고 있는 해안 사막인 ‘나미브 사막’이 있어요. 이 사막은 연평균 강수량이 20~200㎜정도인 건조한 지역이라 ‘아무것도 없는 땅’이라는 뜻의 ‘나미브’라고 불리게 됐죠. 그런데 이런 사막에 마치 누가 일부러 만든 것처럼 커다란 모래 동그라미가 수백 ㎢에 걸쳐 펼쳐져 있답니다. 생물이 살아가기도 힘든 사막에 대체 누가 이런 동그라미를 만들어 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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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신이 남긴 발자국이 있다?!
이 동그라미는 ‘요정의 원’이라고 불리는데, 특이하게도 이 원 바깥엔 식물들이 살지만 안쪽은 모래로만 가득 차 있어요. 예전부터 이 지역에 살던 나미비아의 원주민인 힘바족은 이 원들을 ‘신의 발자국’이라고 불러왔답니다. 원의 지름이 평균 10m이기때문에 생물이 만들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다르게 보고 있어요. 사막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이 원을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어떤 생물이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요.
다양한 주장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건 ‘흰개미설’이에요. 2013년 독일 함부르크대 노르베르트 위에르겐스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결과로, 나미브 사막에 사는 흰개미(Psammotermes allocerus)들이 이 동그라미들을 만들었단 내용이지요.
위에르겐스 교수팀은 1200개의 원을 조사해 공통점을 찾았답니다. 그건 바로 늘 원 주변에 사는 흰개미떼와 원 안쪽에 저장돼 있는 수분! 연구팀은 이런 공통점을 보고 흰개미가 모래 동그라미 안에 사는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고 원 안에 수분을 저장해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지요.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대 마이클크레이머 교수는 생각이 달랐어요. 위에르겐스 교수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6개월 뒤, 요정의 원이 식물들의 경쟁 때문에 생긴다는 ‘자원경쟁설’을 발표한 거예요. 크레이머 교수는 요정의 원이 강수량 100mm 지대에만 생긴다는 것에 주목했어요.
강수량이 100mm 정도인 지역에서만 물 저장고인 요정의 원이 필요하고, 그것보다 많거나 적으면 이런 지형이 필요 없어진다는 거죠.
결국 식물들이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특이한 요정의 원이 생겨난단 거예요.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크레이머 교수는 요정의 원이 있는 지역을 95%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왜 요정의 원이 만들어지는지 정확하게 밝혀지는 않았어요. 흰개미설도, 자원경쟁설도 좀 더 정확한 증거가 필요하거든요. 과학자들은 요정의 원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