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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박쥐 VS 에볼라, 승자는 누구?

안녕! 나는 어과동 최고의 악당! 닥터 그랜마야. 다들 무시무시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들어본 적 있겠지? 전염성도 강하고 치사율도 높은 공포의 바이러스지.

그런데 이 에볼라 바이러스와 오랜 기간 막상 막하로 싸우고 있는 동물이 있어! 바로, 박쥐야. 박쥐에게 싸움 전략을 배우면, 지구 정복도 문제 없겠지? 박쥐야~! 나를 도와 함께 지구를 정복하지 않을래?


닥터 그랜마 : 쥐야, 안녕? 자기 소개를 부탁해.

박쥐 : 안녕하세요? 저는 유일하게 날 수 있는 포유류, 박쥐예요. 시력이 좋진 않지만 음파를 이용해 자유자재로 장애물을 피할 수 있지요. 사람들은 이런 제 능력에서 힌트를 얻어 수중음파탐지기를 만들기도 했어요. 저는 사람들에게 해로운 곤충들을 잡아먹기도 하고, 제 똥은 중요한 광물 자원으로 사용되기도 해요. 이렇게 좋은 일을 많이 하지만, 사람들은 가끔 제 외모를 보고 무섭다고 도망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무척 속상하답니다.

닥터 그랜마 :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박쥐가 있다면서?

박쥐 :
에볼라 바이러스는 40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병이 확인 됐어요. 이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아프리카 전역에 확산되며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해 전세계를 공포에 빠트렸어요. 흔히 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로 지목되는데, 아직까지 어떤 동물을 통해 어떻게 사람에게 퍼졌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답니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대학교 카르틱 찬드란 교수팀은 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많이 발생한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박쥐 4종의 세포를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시켜 봤어요. 그 과정에서 아프리카 담황색 과일 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는 게 확인됐지요.

닥터 그랜마 : 에볼라 바이러스 저항성이 있다는 게 무슨 말이야?

박쥐 :
에볼라 바이러스는 *숙주의 NPC1 단백질에 달라 붙어 동물을 감염 시켜요. 연구팀이 아프리카 담황색 과일 박쥐의 NPC1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박쥐가 유전자를 변형시켜 에볼라 바이러스가 NPC1 단백질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그 결과 아프리카 담황색 과일 박쥐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잘 감염되지 않았지요.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역시 박쥐의 저항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NPC1에 달라붙는 단백질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앞으로도 박쥐와 에볼라 바이러스의 싸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요.

*숙주 : 바이러스가 기생하는 생물

닥터 그랜마 : 에볼라 바이러스와는 그만 싸우고, 나와 지구를 정복하자!

박쥐 :
에볼라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감염자가 2만 명이 넘고, 이 중 사망자도 만 명이 넘어요. WHO는 2015년 12월 29일에 에볼라 종식 선언을 했지만, 90일 간의 집중 감시 기간이 주어져 아직까지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카르틱 찬드란 교수님은 이번 연구결과를 확장시켜 다른 포유류에도 적용시키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닥터 그랜마도 저와 함께 교수님을 도와 에볼라 바이러스를 무찌르는 게 어때요?


만화 : 조주희

 

2016년 0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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