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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띠 독자가 나섰다! 양의 비밀을 밝혀낼 거양!


 

“왜 양의 해에 양을 다루지 않나요? 양띠는 서럽습니다!”


‘청양의 해’가 밝자마자 어과동 편집부가 발칵 뒤집혔어요. 주로 정치권 이슈가 올라가던 모 포털 사이트 서명 게시판에 어과동이 등장했지 뭐예요? 양띠 독자가 양띠 해에 양 기사를 실어달라는 1만 명 서명운동을 벌인 거예요. 이런 ‘대사건’ 앞에서 어과동이 가만 있을 수 없죠! 편집부에서 유일한 양띠 기자와, 어과동에서 양을 꼭 보고 싶은 양띠 독자가 만나 양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치기로 했어요. 함께 가 보실래요?



양 기사 서명운동 사건 일지

➊ 2014년 12월 31일, 아이디 josephlee1독자가 어과동 홈페이지 독자 발언대에 양 기사가 없는 것에 대한 항의글을 게시.
➋ 항의글을 올린 양띠 독자는 같은 날, 포털사이트에서 ‘어과동에 양 기사를 싣게 하자’는 내용의 1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
➌ 2015년 1월, 어과동 고선아 편집장은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가 1000개 달리면 어과동에 양 기사를 싣겠다”고 선언.
➍ 2015년 1월 20일, 페이스북 좋아요 1000개 돌파!

양은 어디서 온 거양~?

궁금한 게 있어요~. 양이랑 염소는 같은 동물 아닌가요? 저번에 본 양띠 그림이 염소처럼 생겼더라고요.

염소와는 다르다, 염소와는!


양은 소과에 속하는 동물로 풀이나 곡류 등을 즐겨먹는 초식성 동물이에요. 성품이 온순한 편이고 반드시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습성도 있어서 목장 등에서 대량으로 기르기 쉽지요. 또 고기, 털, 젖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인 기원전 8000년경부터 서아시아에서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맛있는 고기와 폭신한 털, 치즈나 버터 등의 유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젖을 얻기 위해 양의 품종을 늘려 왔지요. 그 결과 지금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양의 품종은 무려 1000여 종류랍니다.

양과 염소는 생김새가 비슷해서 혼동하기 쉬워요. 둘 다 소과에 속하고, 비슷한 시기에 가축화한 동물이지요. 하지만 진화된 과정을 살펴보면 둘은 약 430만 년 전 분리된 엄연히 다른 *이에요.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미국을 포함한 국제연구팀이 양 조직 40여 개에 있는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밝혀낸 사실이랍니다.

양과 염소가 헷갈린다면 몸에 있는 특징을 잘 살펴보세요. 양의 턱에는 아무 것도 없는 반면 염소 수컷은 긴 턱수염이 달려 있어요. 양의 꼬리는 아래로 처져 있지만, 염소의 짤막한 꼬리는 위쪽으로 치솟아 있지요. 또 양은 대부분 수컷만 뿔이 나지만, 염소는 암수 모두 위쪽으로 평평하게 자라는 뿔을 갖고 있어요. 이제 양과 염소를 헷갈릴 일은 없겠죠?

*속 : 속은 생물을 구분하는 분류 체계다. 예를 들어 호랑이와 고양이는 같은 고양이과지만 서로 속이 달라서 뚜렷하게 구분된다.
 




파란 양을 찾을 거양~!

올해가 ‘청양의 해’잖아요. 양의 종류가 이렇게 많다면, 파란 청양도 있지 않을까요? 또 양은 모두 곱슬곱슬하고 보들보들한 털로 둘러싸여 있나요?

청양은 있지만 파란양은 없다


안타깝게도 지구상에는 새파란 양이 존재하지 않아요. 사실 파란색은 자연계에 굉장히 드문 색이에요. 선명한 파란색은 적들의 눈에 금방 띄어서 잡아먹히기 십상이거든요.

조류나 나비 중에는 고운 파란색을 띤 종류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색소가 만들어 낸 게 아니라 빛이 부리는 마법이에요. 조류의 깃털과 포유류의 털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런데 앵무새나 파랑새의 깃털에 포함된 케라틴은 공처럼 둥글거나 실같이 가는 독특한 나노구조를 이루고 있지요. 이 구조가 파란색에 해당하는 짧은 파장의 빛만 산란시키기 때문에 우리 눈에 파란색이 보이는 거랍니다.

양을 포함해 포유류의 털에 있는 케라틴은 조류와는 그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파랑새처럼 곱고 예쁜 파란색을 띨 수가 없어요. 대신 포유류의 털과 피부색은 몸에 있는 색소인 멜라닌의 농도에 따라 결정돼요. 멜라닌은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이 색소가 많을수록 털이나 피부색이 어둡지요. 멜라닌은 크게 검거나 갈색을 띠는 ‘유멜라닌’과 붉은색을 내는 ‘페오멜라닌’으로 나뉘어요. 이 둘이 조합해 낼 수 있는 색인 검은색, 회색, 갈색, 황색, 붉은색 등이 포유류의 털과 피부색인 거예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양 중에는 ‘청양(blue sheep)’이라는 이름을 가진 종류가 있어요. 히말라야 일대의 고원 지대에 사는 ‘히말라야 청양’과, 중국에 사는 ‘난쟁이 청양’이 그 주인공이지요. 이들의 털은 대부분 갈색과 흰색이지만, 빛의 산란 때문에 각도에 따라 회색에 가까운 희미한 푸른빛이 나타난답니다. 이런 털 색 때문에 바위가 많은 산에서 몸을 잘 감출 수 있지요.
 


양털의 비밀은 탄성과 기름기

양털은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섬유예요. 만약 양털이 없었다면 인류는 추위로 멸종했을지도 몰라요. 양들은 진화 결과, 몸에서 남는 지방산을 처리하며 털에 기름기를 품게 됐어요. 그래서 털이 보들보들하지요. 또 양털은 탄성과 복원력이 굉장히 뛰어나요. 잡아늘이면 3분의 1 이상 늘어났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지요. 또 3만 번 이상 구부렸다 펴도 손상을 입지 않아요.

양털은 보온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겨울철 섬유로 가장 사랑받고 있어요.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실험한 결과, 털을 데우고 한 시간이 지났을 때 83% 이상 온도가 유지됐답니다. 그 비결은 표면에 빽빽하게 늘어선 작고 예리한 비늘이에요. 털이 서로 얽히기 쉽기 때문에 안쪽에 많은 공기를 품을 수 있거든요. 이런 특성을 살려 양털을 그대로 압축한 섬유 ‘펠트’를 만들기도 해요.

양털은 여름에도 큰 힘을 발휘해요. 수분을 잘 흡수할 뿐만 아니라 흡수한 습기를 재빨리 증발시켜 수증기로 날려 보내거든요. 그래서 습도가 높고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양털을 입으면 피부와 옷을 보송보송하게 유지할 수 있답니다.

염소나 산양의 털은 곧게 뻗어 있어요. 하지만 메리노양 같이 털을 얻기 위해 키우는 양은 곱슬곱슬하고 긴 털로 덮여 있지요. 가늘고 힘이 있으면서 실을 뽑기 쉬운 털을 만들기 위해 계속 개량을 거듭한 결과랍니다. 반면 고기를 얻기 위해 키우는 양 중에는 털이 짧은 종류도 많아요. 언뜻 보면 소나 염소처럼 보일 정도지요.

우리가 슈퍼스타양~!

우와! 양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좀 더 특별한 양은 없나요?

죽어서도 이름을 남길 거양~! 세계 최초의 성체 복제 동물 돌리(Dolly)


1996년 7월 5일 영국 에든버러 로즐린 연구소에서 태어났다가 2003년 폐암으로 사망한 양 ‘돌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이에요. 돌리는 세계 최초로 다 자란 포유류의 *체세포로 만든 복제 동물이거든요.

돌리의 아버지인 이안 월머트 박사와 키스 캠벨 박사는 다 자란 양의 체세포에서 핵을 떼어내, 핵을 제거한 다른 양의 난자에 넣었어요. 이 난자를 *배아로 키운 뒤, 또 다른 암컷 양의 자궁에 착상시켰지요. 이렇게 해서 태어난 양은 체세포를 제공한 양과 모든 유전 정보가 똑같은 ‘클론’이랍니다. 사실 돌리가 태어난 것은 기적에 가까웠어요. 연구팀이 복제 세포 277개를 만들었지만, 이 가운데 배아로 제대로 큰 것은 단 13개에 불과했거든요. 그리고 자궁에서 제대로 자라난 배아는 돌리뿐이었지요.

하필 왜 양을 복제했을까요? 로즐린 연구소에서는 원래 소를 복제해 우유와 고기의 생산량을 늘리는 연구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소는 너무 비쌌고, 난자를 꺼내기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찾아낸 동물이 양이랍니다. 양은 소과에 속하는 동물이라 소와 유전자 정보가 거의 같았어요. 크기도 작고 번식기도 짧아서 난자를 채취하기도 쉬웠지요. 게다가 소보다 가격이 쌌어요. 암소 한 마리의 500분의 1 정도였으니까요!
 


*체세포 : 몸을 구성하는 세포 중 난자와 정자 같은 생식세포를 제외한 모든 세포를 말한다.
*배아 : 세포가 분열을 시작해 새로운 생명체로 자라나는 단계.


interview
양 기사를 만들어낸 열혈 양띠 이채현·양평 조현초 5


Q. 어과동에 관련된 서명운동은 처음이에요~! 어떻게 생각해 냈나요?
A. 평소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사회 운동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온라인 서명이 익숙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직접 실행한 건 이번에 처음이에요. 솔직히 글이 묻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커서 깜짝 놀랐어요.

Q. 서명운동에서 양에 대한 큰 관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양을 원래 좋아했나요?
A. 사실은 털이 많은 동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서명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는 자료를 많이 찾아 봤어요. 그 결과, 양은 성격이 온순하지만 예민한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게다가 절벽도 잘 타고 수영도 잘 한다고 해요. 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애플의 스티븐 잡스, 이해진 네이버 대표 등 IT 업계에 유명 인물 가운데 양띠가 많더라고요~. 여러 가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양이 정말 좋아졌답니다.

Q. 마지막으로 어과동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오늘 궁금증도 풀고 꿈도 이뤄서 정말 기뻐요. 여러분도 어과동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과동 홈페이지에 남겨 보세요. 저처럼 꿈이 이뤄질지도 몰라요~!

나는 자~유~양~! 용감무쌍한 탈주양 슈렉

2004년 뉴질랜드는 양 한 마리로 떠들석해졌어요. 1997년, 살던 목장에서 도망가서 행방불명됐던 양 ‘슈렉(Shrek)’이 6년 만에 발견됐거든요. 슈렉은 복슬복슬한 털로 유명한 메리노양 수컷이에요. 메리노양은 1년에 한 번씩 털을 깎아 줘야 하는데, 슈렉은 6년 동안 동굴에 숨어 살며 단 한 번도 털을 깎지 않았죠. 그 결과 발견됐을 당시 다른 메리노양보다 덩치가 세 배나 컸어요.

슈렉이 너무 무겁고 북실북실했기 때문에 특별히 초빙한 양털 깎기 챔피언이 슈렉의 몸을 데구르르 굴려가며 털을 깎아야 했어요. 보통 메리노양 한 마리가 1년 동안 만드는 털의 양은 4.5~15kg 정도지만, 슈렉에서 벗겨낸 털의 무게는 무려 27kg! 성인 남성용 양복을 20벌이나 만들 수 있는 양이었답니다.

이처럼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양이 가득해요. 여러분도 양의 해를 맞아 재미있는 양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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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은영 기자·gomu51@donga.com
  • 사진 및 도움

    국제 게놈 연구단, 복제양 돌리 그 후(이안 월머트 외, 사이언스북스), 위키미디어, 위키피디아, 포토파크닷컴, 김은영 기자 외
  • 기타

    [독자모델] 이채현(양평 조현초 5)
  • 기타

    [일러스트] 이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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