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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들! 드디어 이 닥터 그랜마가 태양계 전체를 정복할 엄청난 계획을 세웠어. 한번 들어볼래? 우작, 우작, 우작…. 이게 무슨 소리냐고? 헤헤‘, 태양계 정복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배를 빵빵하게 채운 다음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지. 잠깐, 켁켁! 목이 막히는데? 아니, 햄버거 안에 이상한 녀석이 들어 있어. 손짓까지 하면서 나를 부르잖아. 뭐라고?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급한 얘기인 것 같으니 먼저 이 녀석의 이야기를 들어볼게.

안녕? 음식 속에 들어 있는 너는 누구니?

나는 트랜스지방이에요. 액체인 불포화지방에 수소를 넣어 고체로 만들 때 생기는 지방이지요. 식용유 같은 기름을 인위적으로 가공할 때 생기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튀김이나 마요네즈, 마가린, 팝콘, 빵이나 과자 등에서도 우리를 만날 수 있지요. 젖을 만드는 소나 양 같은 동물의 위장에서 미생물이 소화를 도울 때에도 우리가 생긴답니다. 자연적으로는 전체 지방의 5% 내외로 들어 있어요.

지방이라니? 그럼 널 많이 먹으면 살이 많이 찌겠구나!

사람들은 나를 먹고 살이 찌는 것보다 건강이 나빠질까봐 걱정을 많이 해요. 자연적으로 생긴 트랜스지방은 양도 적고 위험성이 적은데다, 몸속에서 유익한 물질로 바뀌기도 하지요. 하지만 가공 과정에서 생긴 인공 트랜스지방은 먹으면 위험해요. 몸속에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뇌졸중, 동맥경화증 같은 심혈관질환과 피부 노화, 암, 당뇨병 등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트랜스지방 섭취량을 하루에 먹는 열량의 1% 이내로 제한하고, 되도록 트랜스지방을 먹지 않도록 권유하지요.

헉, 그렇게 조금만 먹어야 하다니 네가 정말 위험한가 보구나!

최근 영남대학교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팀은 우리 트랜스지방이 단백질을 바꾸어 세포와 혈관에서 독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연구팀은 유전체 구조가 사람과 비슷한 물고기인 제브라피쉬에 트랜스지방을 20주 동안 먹여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했어요. 그 결과 트랜스지방을 먹은 제브라피쉬는 피부세포가 노화하고 배아가 죽거나, 살아남은 배아도 발달이 지연되는 것을 발견했지요. 연구팀은 혈청 안에 들어 있는 ‘고밀도지단백질’이 변형돼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고밀도지단백질은 혈관 속에 쌓인 콜레스테롤과 노폐물을 모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거든요.

으하하, 너를 이용해서 지구를 정복해 볼까?

안 됐지만 닥터 그랜마! 그건 어려울 것 같아요. 최근 트랜스지방에 대한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인스턴트식품 안에 우리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포장지에 꼭 표시하고 있거든요. 그러니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빵이나 과자 같은 인스턴트식품을 살 때에는 우리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꼭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