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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2차 발사 실패, WHY ?

끼룩끼룩~! 야, 우주로! 저 새 좀 봐. 작년에 봤던 그 거대한 하얀 새야. 10개월 동안 안보이더니, 외나로도에 다시 나타났어.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저 애만 바라보며 숫자를 세고 있는데?
“5, 4, 3, 2…,1…. 발사! ”
봤어? 방금 우리 옆을 슝~ 하고 지나갔잖아. 높이 70㎞까지 이렇게 빨리 올라오다니! 엉덩이에서 뿜어져 나온 빨간 불도 봤어? 그런데…, 어라? 우주로! 빨리 와 봐! 그 애가 폭발하더니 추락해 버린 것 같아. 사람들도 술렁이고 있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나로 호, 발사 실패
에그~, 지구로! 저건 새가 아니야. 나로 호라는 우주발사체지. 나로우주센터에서 소식을 듣고 왔는데, 조금 전 5시 1분에 발사된 우주발사체가 교신이 끊어지면서 이륙 한 지 2분 17.19초(137.19초)만에 폭발해 추락한 것 같대. 나로 호 주변에 모인 사람들 좀 봐. 아까는 숫자를 세며 환호하던 사람들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해.
이륙 후 2분 여쯤이 지났을 때, 교신이 끊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그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낙심하지는 않았는데…. 교신이 끊어져도 나로 호는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1단과 2단을 분리할 수 있거든. 정해진 순서에 따라 과학기술위성 2호도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었지. 2시간 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관제 센터를 통해 교신을 시도해 보려고 했어.
하지만 6시 10분, 교육과학기술부가 공식발표를 했어. 나로 호가 폭발해 제주도 남쪽에 추락한 것 같다고 말이야. 그러니 다들 실망할 수밖에….
사실 며칠 전부터 불안하긴 했어. 사고가 좀 있었거든. 7일에는 1단 로켓의 지상관측시스템이 발사대와 전기 신호를 잘 주고받지 못했어. 그래서 예정 시간보다 5시간이 지난 밤 9시 10분에서야 나로호를 세울 수 있었지. 지상관측시스템은 이륙 전 1단 로켓의 상태를 점검하는 장치로, 1단의 압력을 측정하고 연료를 넣는 밸브를 여닫는 등의 역할을 해. 9일에는 소방 시설이 잘못 작동해 소방 호수 3개가 약 100톤 가량의 소화액을 나로 호에 뿜어 버렸어. 그것도 발사 3시간 전에 말이야. 결국 발사 날짜를 하루 연기할 수밖에 없었단다.


6월 7일 오후 4시
1단 로켓의 지상관측시스템과 발사대 사이의 전기신호 불안정으로 나로 호를 세우는 작업이 5시간 늦춰짐.

6월 9일 오후 2시
발사 3시간 전, 소방시설 오작동으로 발사 하루 연기.

6월10일 오후 5시 1분
나로 호, 이륙 2분 17.19초(137.19초) 만에 폭발해 추락(추정).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검은 연기가 나는 모습 포착.
 



폭발의 이유는?

우주로, 너는 정말 나로 호에 대해 모르는 게 없구나! 그럼 폭발한 이유도 알아?

가능성 ❶  1단 로켓의 엔진이 폭발했다?

이번처럼 로켓과 통신이 갑작스레 두절되는 경우엔 엔진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나로 호 위쪽 카메라에 기록된 영상을 보면, 이륙 직후에는 계속 어둡던 화면이 갑자기 번쩍하며 밝아지고 있어. 이 시점이 바로 2분 17.19초(137.19초)에 폭발한 증거일 수 있다는 거야.
게다가 나로 호가 이륙할 때 푸른색이던 불꽃이 이내 붉은색으로 바뀌었대. 이건 산화제와 연료가 정상적인 비율로 타고 있지 않다는 신호야. 산화제는 로켓의 연료가 잘 탈 수 있게 산소를 제공하는 물질이란다. 여기서 연료가 정상 비율보다 많아지면 충분히 타지 않으면서 불꽃이 붉게 변하지. 그러면서 엔진의 온도와 압력이 높아져 엔진이 폭발하는 거야.
 
가능성 ❷ 상단과 페어링이너무 일찍 분리됐다?

러시아 측은 한국이 만든 2단 로켓이나 페어링이 분리되어야 할 시점보다 빨리 분리돼 폭발했을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어. 하지만 나로우주센터에서 비행 영상과 나로 호로부터 원격으로 받은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분리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
또 일부 러시아 언론은 한국이 만든 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폭발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폭발 당시는 한국이 만든 제어 시스템이 작동하는 구간이 아니래. 한국의 제어 시스템은 2단 로켓이 분리되는 시점인 이륙 후 3분 52초부터 시작되는데, 폭발 시기는 2분 17.19초(137.19초)로 그 전이라는 거지.


 
▲ 페어링을 분리하는 나로 호의 모습을 그린 그림.


 




역시 우주로 위성을 쏘는 일은 참 힘들구나….


자국의 힘으로 우주발사체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지금 우주개발을 이끌고 있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도 처음에 발사체를 만들 때 여러 번 실패를 했어. 2002년, 러시아가 만든 발사체 ‘소유즈’는 발사 29초 만에, 미국이 1957년에 쏜 위성발사체 ‘뱅가드’는 이륙 2초 만에 폭발했지. 한국도 두 번의 실패를 밑거름으로 계속 연구를 하다 보면 목표한 대로 2020년에는 한국의 힘으로 만든 나로 호2를 쏠 수 있을 거야. 그 때까지 우리도 한국 국민들과 함께 응원하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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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화영 기자
  • 도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 도움

    권세진 교수
  • 진행

    박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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