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에는 어김없이 그 순간이 옵니다. 에디터노트 마감. 빨개진 눈으로 쓰기 싫다며 기자와 디자이너들에게 죽는 소리를 해봅니다. “나 대신 써줄 사람?” 물론 빈말로라도 써준다는 사람은 없고 “힘내세요!”라는 응원 메시지만 날아옵니다. 그나마 두 명. (고마워요, 이O애 기자, 박O경 기자.) 역시 ...
10년간 육식을 하지 않았던 편집장은 초록동산의 문 앞에서 당당했습니다. 자연을 구했다고 자부했지요. ‘여기 들어오는 자여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문구 앞에서도 떳떳했습니다.하지만 문을 통과하자마자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무가 초록 잎을 떨며 말했습니다. “학살자! ...
지난호 에디터 노트의 열독률이 2.1%*로 과학동아 전체에서 가장 낮다는 제보를 받고 에디터 노트를 바꿨습니다. 아직은 어색한 사이인 새 편집장과 구성원의 가상 편집회의입니다. 실존인물이지만 캐릭터는 허구입니다. 4년 전 시도했다 손발의 지문까지 오그라든다는 비난을 받고 폐지됐지만, 한 ...
약 3년 반 만에 다시 과학동아 편집부에 돌아왔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사회와 어떻게 관련을 맺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성찰적인 기사,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글을 꾸준히 게재할 것을 다짐합니다. 주목할 만한 성취를 이룬 과학 연구를 현장의 목소리와 함께 깊이 전하고, ...
한 해가 벌써 다 가고 곧 새해입니다. 지구가 1억 5000만km 떨어진 태양 주위를 초속 약 30km로 한 바퀴 공전하는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에 전부 묻혀 버린 감이 있지만요. 이 글을 쓰는 11월 말도 감염 상황이 좋진 않은데, 전 세계 과학자들이 밤낮 ...
운동 코치가 꿈인 한 대학생이 있었습니다. 스키, 축구, 육상, 수영 모든 종류의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였죠. 당연한 얘기지만 그는 항상 좋은 기록을 내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연습만으론 기록을 향상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과연 어떻게 하면 내 몸에 산소를 더 많이 공급할 수 있 ...
10월호 마감을 하다 말고 잠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봅니다. 구름이 참 아름답습니다. 처음 편집장이라는 큰일을 맡게 된 부담도, 종일 쓰고 있는 마스크의 답답함도 잊게 되는 멋진 풍경입니다. 이때다 싶어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하늘 봐봐. 구름 참 예쁘지 않니? 내가 찍은 영상 ...
북극 해빙(海氷·바다얼음)은 여름의 끝자락인 9월에 최소치로 줄어들었다가 겨울 막바지인 이듬해 3월에 최대치로 불어난다. 북극과는 정반대로, 남극대륙 주변의 해빙은 남반구의 겨울인 9월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이듬해 2월에 가장 적은 규모로 줄어든다. 그간 9월 북극 해빙은 꾸준히 줄어들 ...
아폴로 11호를 타고 간 미국 우주비행사 두 명이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을 내디딘 이후 전 세계가 우주 탐사의 성공에 취해 있던 1970년 초,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발신자는 아프리카 잠비아의 수녀 메리 주쿤다(Mary Jucunda)였다. 수많은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