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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초신성 폭발의 수수께끼 「초신성1987A」는 청색초거성이었다

지금까지 「싹」을 보았을 뿐, 이제부터 「꽃」을 볼 차례이다.
 

초신성 1987A가 출현한지 꼭 1년이 되었다. 1604년 '케플러'가 발견한 이래 근 4백년만에 밤하늘을 밝힌 초신성 1987A는 '금세기 최대의 천문학사건'이라고 떠들썩하던 흥분기를 거치고 이제 차분한 가운데 데이타의 수집과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초신성 1987A가 적어도 앞으로 수십년간은 연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이 초신성은 별의 삶과 죽음 그리고 펄사와 블랙홀의 수수께끼에 빛을 던져줄 천문학계에 다시없는 보물인 셈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초신성 1987A의 내막과 남겨진 의문점을 알아보기로 하자.
 

초신성 1987A 대마젤란 성운에서 1년전 나타난 이 초신성은 천문학계가 앞으로 수십년동안은 풀어야 할 숱한 연구과제를 남겨두고 어두워지고 있다.


폭발 전 모습 알려진 첫 케이스
 

초신성 1987A가 나타난 곳은 대마젤란성운으로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17만광년. 지구가 구석기시대일 때 폭발한 현상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초신성은 폭발시 태양의 2억5천만배 밝기로 빛났고, 지구 1백만개 분량의 방사성 폐기물을 맹렬한 속도로 방출하고 있다.
 

캐나다의 천문학자 '이안 쉘턴'이 칠레 '라스 캄파나스'천문대에서 1987년 2월24일 이른아침 처음 발견한 초신성 1987A는 폭발하기 전의 원래의 별이 알려져 있는 최초의 케이스. 19세기말부터 알려져 있던 이 별은 SK-69˚202 (샌더릭)라는 명칭을 갖고 있으며 태양의 십만배 밝기로 빛났는데, 이 밝기는 최후까지 변치 않았음이 밝혀졌다. 죽음의 징조는 없었던 것.
 

'샌더릭'에 관해 60년대 스펙트럼분석을 통해 알려진 사실은 표면온도가 태양의 4배에 달하는 2만K로 뜨거운 푸른빛 별이며, 크기는 태양의 약50배 무게는 20배인 '청색초거성'이었다는 것이다. 이 점이 초신성에 관한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 일반적으로 초신성은 태양 수백배의 적색거성이 폭발해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 경우 무언가의 이유로 적색거성이 안되고 (또는 적색거성때 폭발하지 않고 물질을 방출해) 청색거성이 돼 폭발했다. 따라서 별의 최후단계에 대한 이제까지의 기본가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클리블랜드」광산 중력붕괴 관측장치.이번에 초신성의 뉴트리노를 검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청소중인 모습.


대폭발의 시나리오
 

폭발직전 '샌더릭'의 나이는 약2천만년으로 대개의 거대한 별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어리다'. 지금까지 밝혀진 이론을 바탕으로 '샌더릭'이 초신성 1987A로 폭발하는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샌더릭'의 중심부온도가 1천만K에 이르자 수소의 원자는 융합해 헬륨이 되기 시작. '샌더릭'의 수명의 95%는 이런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1백만년전 위기가 찾아왔다. 중심부의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바뀌었던 것. 이에 헬륨핵은 움츠러들면서 온도가 올라갔다. 온도가 5천만K에 이르자 헬륨이 융합해 탄소가 되는 반응의 방아쇠가 당겨졌다. 동시에 별의 외각이 팽창해 태양의 수백배의 크기를 갖는 적색거성이 되었다.

거대한 몸집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적색거성은 중력이 느슨한 바깥쪽을 가스의 형태로 우주에 방출한다. '샌더릭'이 청색거성이 되기까지 상실한 중량은 전체의 1/4. 한편 별의 중심부에는 또다른 위기가 자라나고 있었다. 별의 수축과 함께 온도가 올라가 중심부의 탄소가 네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 중심부의 온도가 터무니없이 높아짐에 따라 보다 무거운 원소로의 반응이 재촉되었고 이는 다시 온도의 상승을 일으켰다.
 

마침내 중심부의 온도가 4억K에 달했을 때 규소는 철로 바뀌었다. 이 반응은 불과 이틀만에 완료되었다. 이제 더이상 태울 연료가 없다. 철은 더이상 핵융합반응을 일으키지 못하기 때문. 따라서 이제까지 중력이 당기는 힘에 대항해 중심부를 유지해주는 에너지가 없어져 '샌더릭'은 최후의 위기를 맞았다. 순간적으로 중심부는 붕괴되어 중성자 별이 되었고 그 반발력으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한 거대한 푸른 별의 장렬한 임종의 소식은 온 우주로 퍼져나갔다.
 

초신성은 유형에 따라 독특한 광도(光度)의 변화를 보인다. 예컨대 Ⅰ형 초신성은 초신성가운데 가장 밝은데 20일 정도면 최대광도가 되었다가 급격히 감소한다. 초신성 1987A는 수소의 스펙트럼선이 나타나 Ⅱ형임엔 틀림없지만 광도의 변화는 매우 독특했다(그림1).
 

(그림1) 초신성 1987A의 광도변화


즉 처음 발견된 후 1주일동안은 예상외로 Ⅱ형 초신성치고는 너무나 어두웠다. 그 후 10주일에 걸쳐 계속 밝아져 5월말경 최대광도에 도달했지만 이때까지 전례없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후 다른 초신성들과 마찬가지로 처음 관측했을 당시의 4.5등성에서 눈에 잘 안띄는 희미한 별로 어두워갔다.

 

최대 성과, 뉴트리노 검출
 

최신성 1987A 발견의 최대성과는 뉴트리노(중성미자)의 검출이라고 천체물리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뉴트리노는 전하를 띠지않는 가벼운 입자로서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초신성폭발시의 엄청난 온도와 압력에 다른 입자가 갇히는데 비해, 뉴트리노는 초신성에너지의 99.99%를 싣고 빠져나온다. 초신성 폭발의 최후의 0.1초동안 일어나는 이 뉴트리노의 방출이야말로 초신성 이야기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뉴트리노는 이처럼 투과성이 크기 때문에 초신성1987A로부터의 최초의 빛이 지구에 도착하기 3시간 전에 지구에 도착했다.
 

뉴트리노를 검출한 곳은 미국 클리블랜드의 지하에 설치된 장치와 일본 가미오카광산의 측정장치. 이 장치들은 대통일장 이론을 위해 필수적인 양성자붕괴를 관측하기 위한 것인데 이번에 망외의 소득을 올렸다.
 

이 초신성에 대한 과학자들의 연구열은 대단하다. 텍사스대는 이 연구에 슈퍼컴퓨터 '크레이'를 동원하고 있으며, 일본 호주 뉴질랜드는 합동관측팀을 구성해 초신성이 방출하는 감마선을 탐지하고 있으며, 우주선의 기원과 그 가속 메카니즘의 규명에 몰두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천문위성 '깅가'와 소련의 천체물리실험 우주선 '쿠반트'는 작년 여름 거의 동시에 초신성으로부터의 X선을 관측했다.
 

초신성1987A의 빛은 점차 약해지고 있지만 과학자들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어떤 학자는 이런 현상을 두고 초신성을 장미에 비유했다. 지금까진 싹만 보았을 뿐, 이제는 꽃피는 것을 볼 차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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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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