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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가상 인터뷰]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첫 사랑은 약 4만 7000년 전

    Tom Björklund for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독일의 라니스 지역과 체코의 즐라티 쿤 지역에 살던 4만 5000년 전 초기 현대 인류의 모습을 그린 상상도.

     

    네안데르탈인은 약 4만 년 전 멸종했지만, 여전히 일부 현생 인류의 유전자에는 1~3%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포함돼 있다. 이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특정 시점에 공존하며 교배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2024년 12월 12일과 13일,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첫 교배가 약 4만 5000~4만 9000년 전 처음 일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각각 발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두 연구를 가상 인터뷰로 재구성했다. doi: 10.1038/s41586-024-08420-x, doi: 10.1126/science.adq3010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네안데르탈인이에요. 수백만 년 전부터 유라시아 지역에 살았던 고대 인류지만 약 4만 년 전에 멸종했죠. 다행히도 4만 5000년에서 4만 9000년 전,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와 만난 덕분에 저희의 DNA가 현대 인간의 유전체 속에 여전히 1~3% 정도 남아 있답니다. 이를 ‘네안데르탈 유전자 혼합’ 이라고 불러요. 제가 여러분의 머나먼 조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대 인류와 유전자 교류가 언제 처음 이뤄졌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네이처에 실린 연구에서는 독일의 라니스 지역과 체코의 즐라티 쿤 지역에서 발견된 약 4만 2000년 전 초기 현대 인류의 유골을 이용해 유전체를 분석했어요. 그리고 이 유전체에서 네안데르탈 유전자 혼합이 일어난 영역의 길이와 분포를 확인했어요. 세대가 지날수록 유전자 재조합으로 인해 네안데르탈 유전자의 길이가 짧아지므로, 이를 기반으로 교배가 일어난 시점을 역추적했죠. 그 결과 4만 5000년에서 4만 9000년 전에 교배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어요.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에서는 59명의 고대 인간(약 4만 5000년~2200년 전)과 275명의 현대 인간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어요. 이를 토대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의 빈도, 길이 및 분포를 조사해 두 인류 간 첫 교배가 일어난 시점이 약 4만 7000년 전이라고 추정했죠. 두 연구에서 서로 다른 방법을 이용해 추정한 시기가 일치한 거예요. 

     

     연구자들이 밝힌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이 있나요?

     

    현생 인류의 유전체에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전혀 없는 구간이 있어요. 이를 ‘네안데르탈 사막’이라 부르죠.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 사막이 두 집단이 유전자 교류를 한 직후 빠르게 형성됐다고 밝혔어요. 이는 특정 네안데르탈 유전자 변이가 현대 인류에게 치명적이었기 때문으로 보여요.

     

    한편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에 참여한 프리야 무르자니 당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원은 현재 동아시아계 사람들을 연구 중이에요. 이들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비율이 다른 현대 인류보다 20% 더 높고 또다른 고대 인류인 데니소바인 유전자도 최대 0.1% 포함돼 있거든요. 데니소바인이 저같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와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도 곧 밝혀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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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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