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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네오알키미스트: 새로운 물질을 창조하는 과학적 원리 외

네오알키미스트: 새로운 물질을 창조하는 과학적 원리

한승전 지음│S&M미디어(주)│266쪽│1만 8000원

 

자주 사용하지만 정확한 뜻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단어들이 종종 있다. 당장 떠오르는 경우는 음악이라거나 경제 같은 단어다. 어렴풋한 생각은 맴돌지만 음악과 소리의 기준이 무엇인지, 재화나 용역을 어떻게 해야 경제로 이어지는지 조리 있게 말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렇다면 물질은 어떨까? 우리가 물질이란 단어를 편하게 쓰는 만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정의는 뭘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를 풀어보면 “공간을 차지하고 질량이 있는, 다양한 자연 현상을 일으키는 실체”라지만, 물질의 이런 의미를 의식하는 경우는 꽤 드물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물질이란 ‘세상의 모든 것’일 것이다. 각자 자신의 ‘구체적인 대상’을 떠올리며 물질이란 단어를 쓴다.

 

한승전 한국재료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신간 ‘네오알키미스트’는 독자들이 바로 그 ‘세상의 모든 것’을 물질로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길잡이다. 고무와 자석부터 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를 비롯한 의약품까지, 우리가 제각각 나눠서 생각한 만물을 이 책은 물질이란 범주 아래서 능숙하게 재구성한다.

 

세상 만물을 물질로 설명하는 게 책 한 권으로 가능할까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네오알키미스트는 독자가 반드시 알아야하는 물질의 성질 중 특히 중요한 탄성, 자성, 열이나 전기의 전도성, 외부의 힘에 갈라지거나 늘어나지 않는 인성 등을 중심에 두고, 각각의 특성을 대표적인 물질로 설명한다. 독자들이 다양한 물질을 관통하는 공통된 원리를 이해하고, 서로 다른 물질들의 특성을 비교할 수 있게 돕는다.

 

네오알키미스트는 물질의 공통 원리로 원자 또는 분자 간 결합력의 강도, 즉 물질 결합이 강한 쪽의 특성이 우선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원자와 분자, 그리고 이것이 모여 구성된 물질의 결합력이 다양한 물질의 특성을 결정하는 원리를 네오알키미스트의 흥미로운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학동아의 예리한 독자들이 눈치챘듯 네오알키미스트는 2023년 상반기에 연재된 ‘​​초(超)재료’에서 시작했다. 저자는 당시 지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물질을 관통하는 근본 원리부터 이 원리로 새로 개발되는 신물질의 연구 현장까지, 물질이 만드는 현대 과학의 가장 다채로운 영역을 보여준다.

 

2023년 동아사이언스가 주관한 2023 SF스토리 공모전은 SF 장르에 대한 애정이 한국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SF 장르를 아끼고 즐기는 다양한 배경과 연령의 창작자들이 공모전에 참가했다. 당선작들도 최근의 SF소설 흐름이 잘 반영된 다채로운 작품들이었다. 더 나아가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SF의 흐름을 미리 내다본 작품들도 있었다.

 

대상 작품인 유파랑 작가의 ‘해피 메모리 투게더’는 인간의 기억을 마인드 칩에 전송해 타인에게도 보낼 수 있게 된 미래 사회배경의 수사물이다. 담백하고 우직한 연출력, 마인드 칩이란 소재나 세계관을 간결하게 설명한 세심함이 돋보인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최우수상을 받은 조예나 작가의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은 어느 날 발견된 포탈을 탐사하는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다. 주인공이 유사한 설정의 기존 캐릭터들과 달리, 우주를 열망하며 꿈을 찾는 성격이 아니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수상 작품인 민이안 작가의 ‘타디그레이디드 피플’은 SF의 오랜 테마 중 하나인 기계화된 인간들의 미래 사회에, 혐오와 차별이란 시의성을 가진 주제를 설득력 있게 결합시켰다. 심사위원들은 먼 미래의 지하도시에서 살아갈 인류에게도 혐오와 차별이 유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이 면밀히 포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려상 수상작 중 강엄고아 작가의 ‘별의 기억’은 어느 행성의 토착생물인 웅가리라는 낯선 소재를 다루면서도 치밀한 구성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김상윤 작가의 ‘속도의 맛’은 가상세계에서 세계 1등을 향해 질주하는 레이서의 심리를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전개했다.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장상을 받은 강태준 작가의 ‘더 마더’는 시간여행이란 소재를 활용해 주인공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상을 수상한 유나무 작가의 ‘김민지 지구로 돌아오다’는 우주 로드무비다운 캐릭터들의 개성과 서사의 흡입력으로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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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라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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