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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과학] 서남극 빙붕의 돌이킬 수 없는 미래

▲서남극 아문센해의 빙붕(사진)이 기후변화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미래를 맞이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남극 아문센해와 그 인근 지역은 남극 전체를 통틀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영역으로 꼽힌다. 특히 아문센해의 빙붕이 녹을 경우, 남극 전역의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문센해의 빙붕이 인간이 어떻게 해도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월 23일, 케이틀린 노턴 영국 남극연구소(BAS)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은 21세기 아문센해의 빙붕이 녹는 속도가 20세기보다 3배 빨라질 것이라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했다. 이는 파리 협정에서 결의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경우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파리 협정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저지하겠다는 내용의 국제협정이다. doi: 10.1038/s41558-023-01818-x

 

아문센해의 빙붕이 특히나 기후변화에 취약한 이유는 해류에 있다. 아문센해가 위치한 서남극 지역의 빙붕 아래로 따뜻한 환남극 심층수(Circumpolar Deep Water)가 흐르는데, 이 해류는 기후변화에 따라 더욱 강해진다. 연구팀은 해양 모델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 오르는 시나리오와 2℃ 오르는 시나리오,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를 계속 방출하는 시나리오인 ‘RCP 8.5’ 시나리오 등 5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아문센해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환남극 심층수의 흐름이 강해지며 아문센해의 수온을 높이고 빙붕이 녹는 현상이 촉진됐다고 밝혔다. 서남극 지역의 빙붕이 모두 녹으면 전체 해수면은 5.3m가량 상승한다.

 

노턴 연구원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파리 협정에서 결의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2100년 들어 빙붕이 녹는 양상이 진정됨을 확인했다”면서 “지금 이 이야기를 읽는 사람 중 2100년까지 살아있을 사람은 몇 없을 것이나, 그것이 우리가 22세기의 미래 세대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023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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