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0년 9월 조선의 밤하늘이 타는 듯한 붉은 오로라로 물들었다. 조선과 청나라, 일본 등 세 나라에 걸쳐 관측된 이 현상의 비밀을 일본 과학자들이 약 250년 만에 풀었다.
하야카와 히사시 일본 오사카대 교수팀은 붉은 오로라가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태양자기폭풍의 결과로 생겼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 2017년 11월 29일자에 발표했다.
오로라는 지구로 날아온 태양 입자가 대기와 만나 타면서 발생하는 빛이다. 오로라의 색은 태양 입자가 어떤 기체와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산소와 부딪힐 경우 붉은 빛을 낸다. 산소가 풍부한 저위도 부근에서 오로라가 발생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청왕조의 기록’ 등 고문서 111건을 분석한 결과, 붉은 오로라가 1770년 9월 10일부터 9일간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남반구 티모르섬에서 오로라를 봤다는 독일 천문학자의 기록도 찾았다.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동시에 오로라를 관측한 최초의 기록이다.
하야카와 교수는 “태양 흑점 개수나 오로라 발생 기간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최대 규모로 알려진 1859년 카리브해의 오로라보다 2배 정도 강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doi:10.3847/2041-8213/aa9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