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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세균도 촉각이 있다

 

 

세균도 ‘촉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균은 눈이나 코, 귀, 피부 등 동물의 감각기관을 갖고 있지 않지만,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그에 맞춰 활동한다. 지금까지는 화학적 신호를 감지하는 원리가 주로 연구돼 왔는데, 최근 스위스 바젤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세균이 물리적인 감각도 인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세균은 점막이나 장 안쪽 피부를 통해 침투한다. 세균이 점막에 접촉하는 최초 몇 초는 감염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세균이 점막 표면에 닿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인지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우르스 예날 바젤대 바이오젠트룸 연구그룹 교수팀은 병원성이 없는 카울로박터(Caulobacter ) 세균이 점막 표면에 닿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카울로박터는 편모가 길게 돌출된 세포 외피에 회전하는 모터를 갖고 있으며, 편모를 회전시켜 액체 속에서 수영한다.

 

관찰 결과, 이 세균의 이온 채널을 통해 양성자가 세포 속으로 흘러가면 모터가 회전했다. 만약 유영하던 세균이 숙주 세포의 점막 표면에 닿으면 모터가 제대로 회전하지 못했고, 이 때 양성자의 흐름이 차단됐다. 그러자 카울로박터는 표면에 스스로를 단단히 고정시키는 부착 물질을 생성하기 시작했다. 모터가 숙주의 점막 표면을 인지하는 센서처럼 사용된 것이다.

 

예날 교수는 “우리는 세균이 기계적 자극을 읽는 방법과, 이런 신호에 반응해 어떻게 행동을 바꾸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며 “카울로박터는 병원성이 없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인간 병원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0월 27일자에 실렸다.

 

doi:10.1126/science.aan5353

201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우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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