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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국제이론물리센터

걸어서 연구소 속으로 21

 

10월은 노벨상 시즌입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파키스탄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이론물리학자 모하마드 압두스 살람 박사가 설립한 ‘국제이론물리센터(ICTP·International Centre for Theoretical Physics)’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ICTP는 이탈리아의 동북쪽 국경 트리에스테(Trieste) 시에 있습니다. 트리에스테는 로마, 베네치아 같은 큰 도시와도 기차로 잘 연결돼 있는데요. 트리에스테 중앙역에서 버스를 타면 연구소까지 20분 만에 갈 수 있습니다.

 

 

유럽과 제3세계 잇는 이론물리학 허브


ICTP는 개발도상국의 과학 연구를 장려하는 목적으로 1964년 설립됐습니다. 초기에는 연구 분야가 우주론 및 입자 물리학, 고에너지 분야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수학, 응집물질 및 통계물리학, 지구시스템물리학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2015년에는 생물물리학 분야도 생겼습니다. 연구소 내에는 고성능컴퓨팅(HPC) 장비 같은 전산장비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ICTP는 이론물리학 분야 연구자들의 국제 교류 허브로 통하는데요. 연간 방문 연구자 수만 4000명에 이릅니다. ICTP가 이렇게 성장한 데는 이탈리아 정부의 역할이 컸습니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국립핵물리학연구소(INFN), 국립연구회(CNR), 국제고등연구소(SISSA), 방사광가속기가 있는 ‘엘레트라 싱크로트론 트리에스테’ 등 주요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추진해 온 덕분입니다. 포항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와도 공동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ICTP는 설립자의 뜻에 따라 아프리카, 네팔, 파키스탄과 같은 개발도상국 과학자들에게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과학발전에 이바지하는 젊은 물리학자를 위한 ‘ICTP상’과 젊은 수학자를 위한 ‘라마누잔상(Ramanujan Prize)’도 매년 수여하고 있습니다. ICTP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참가자의 3분의 1은 개발도상국 과학자들이라고 합니다.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


ICTP는 이탈리아 정부와 유네스코(UNESCO),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동으로 운영합니다. 상주하는 연구원 약 100명 중 절반만 이탈리아 국적이고, 나머지 절반은 출신 국가가 아주 다양합니다. 북한에서 온 과학자들도 있다고 하니까요.

 

때문에 연구소는 외국 연구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비자, 의료보험, 우체국 등 정착에 필요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생기면 육아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있어 연구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하네요.

 

주변 경관도 ICTP의 큰 장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트리에스테는 유럽 물류의 중심지로 꼽히는 유명한 항구 도시입니다. 연구소에서 10분 거리에 바르콜라라고 하는 해변 공원이 있어서 아드리아해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죠. 또 트리에스테의 명물인 미라마레 성(城)과 연구소가 산책로로 연결돼 있어 점심시간 연구원들이 즐겨 찾습니다.

 

트리에스테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일리(illy) 커피의 본고장이기도 합니다. 가신다면 그 지역에서만 파는 ‘카포인비’라는 커피가 있다고 하니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에스프레소와 넉넉한 우유거품이 유리잔에 담겨 나오는데, 카푸치노보다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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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 도움

    김승환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송태근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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