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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미세먼지 의문을 털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미세하게 작은 먼지를 말한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PM10과 PM2.5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PM10을 지름 10μm(1μm는 100만 분의 1m) 이하, PM2.5는 지름 2.5μm 이하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PM10을 미세먼지, PM2.5를 초미세먼지라고 부르지만, 엄밀히는 둘 다 그냥 미세먼지다. 국제적으로는 지름이 0.1μm 이하일 경우를 초미세먼지(Ultrafine particles, UFPs)라고 부른다. 미세먼지는제조업의 연소와 자동차와 같은 이동수단에 의해 가장 많이 만들어진다. 미세먼지는 1차 발생과 2차 발생으로 나눌 수 있다. 1차 발생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탄소류, 꽃가루, 흙먼지 속 광물 성분처럼 미세먼지 자체가 만들어진다. 2차 발생은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배출되는 황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나 암모니아와 결합하거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의 수증기와 암모니아, 오존과 결합해 생긴다. 미세먼지의 60% 이상은 2차 발생으로 생성된다.
 의문 1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심한 나라? NO!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나라는 중국, 그 다음은 우리나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예상외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그렇게 심한 수준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도시 PM10 농도를 보면 중동 지역과 동남아시아의 도시들은 중국 베이징이나한국의 서울보다 더 높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PM10 평균 농도가 350μg/m3 이상으로 서울의 8배가 넘는다. 인도 델리도 5배 높다. 저소득 국가라고 해서 꼭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도 않다. 중동 지역의 경우, 고소득 국가의 도시들이 저소득 혹은 중간 소득 국가의 도시들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

 의문 2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보다 국내 미세먼지가 문제? NO!

중국이 국내에 미치는 미세먼지 영향은 40~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의 경우, 중국의 영향이 더욱 높다. 국립환경과학원이 1월 2~5일과 18~19일에 수도권에서 발생한 PM2.5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1월 2~5일은 국외의 영향이 65~74%, 1월 18~19일은 75~8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세먼지는 중국을 비롯해 몽골,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영향을 받지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나라는 중국이다. 특히 겨울에는 편서풍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미세먼지의 국외 영향은 어떻게 알아내는 걸까. 분석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 기류의 방향과 궤적을 추적하는 방법이다. 다른 한 가지는 수집한 미세먼지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후자의 방법을 통해 국외 영향을 추산했다. 1월 2~5일 발생한 PM2.5의 성분은 질산염이 26.2μg/m3, 유기탄소는 19.1μg/m3으로 평소(질산염 8.0μg/m3, 유기탄소 6.4μg/m3)보다 약 3배 증가했다. 1월 18~19일은 질산염이 15.4μg/m3, 유기탄소는 17.1μg/m3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에는 나무나 숯을 태울 때 발생하는 유기탄소와 경유차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산염, 석탄과 같은 고체연료를 사용할 때 나오는 황산염이 많기 때문에 이 성분들을 통해 중국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전국 6개 집중측정소를 포함해 총 22개 성분측정망에서 미세먼지의 성분을 분석하고 있으며, 2월 말 ‘미세먼지 배출원 세부 규명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2월 19일 현재).
 의문 3 미세먼지가 뇌로도 들어간다? YES!

대부분의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 걸러진다. 반면 미세먼지는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으로 들어와 염증반응을 일으켜 폐질환은 물론 심장질환, 뇌질환까지 유발 혹은 악화시킨다. 실제로 미세먼지가 늘어나면 폐질환과 심장질환, 뇌질환 환자가 늘어난다는 다양한 메타 분석(여러 연구의 데이터를 다시 연구해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성환 가천대 길의학센터 교수팀이 PM10과 만성폐쇄성폐질환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PM10이 10μg/m3 증가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이 2.7%, 사망률은 1.1% 증가했다(doi:10.5124/jkma.2015.58.11.1060).

지난해 9월에는 0.2μm 미만의 미세먼지는 후각신경을 타고 뇌로 직접 들어간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영국 랭커스터대 바버라 메이허 교수팀이 치매 등의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 37명의 뇌를 분석한 결과, 뇌 조직에서 미세먼지 입자 수백만 개가 검출됐다. 성분은 대부분 자철석이었으며, 백금이나 니켈 등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자철석은 활성산소를 만들어 뇌 세포 손상을 일으킬수 있는데, 이런 손상은 알츠하이머의 대표적인 특성이다(doi:10.1073/pnas.1605941113).

이뿐만이 아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1군 발암물질은 인간에게 암을 일으킨다고 확인된 물질이다. 결국 미세먼지는 다양한 병의 근원인 셈이다.

 의문 4 미세먼지 기준 우리나라는 느슨하다? YES!

날씨가 맑은 날에도 미세먼지가 많을 수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피하고자 한다면 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미세먼지 예보는 실시간 공개시스템 ‘에어코리아’ 홈페이지(airkorea.or.kr)와 모바일 앱 ‘우리동내 대기질’을 통해 볼 수 있다. 서울시 거주자는 서울특별시 대기환경정보 사이트(cleanair.seoul.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보는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으로 표시하며 PM10과 PM2.5를 나눠 발표한다. 2015년부터는 미세먼지 경보제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PM10이 2시간 넘게 평균농도 150μg/m3 이상으로 지속되면 주의보가, 300μg/m3 이상이면 경보가 발령된다. PM2.5는 같은 조건으로 90μg/m3 이상이면 주의보, 180μg/m3 이상이면 경보가 발령된다.

그런데 예보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이 많다. WHO는 물론 다른 나라의 기준보다 무척 느슨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혜진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주무관은 “우리나라 미세먼지 환경기준은 WHO 잠정목표 2 수준”이라며 “WHO 및 EU, 일본 등 선진국보다 기준이 완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기준이 다른 이유는 대기환경기준은 국내 오염현황, 국내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정하는 정책목표치이기 때문이라고. 고 주무관은 “대기환경기준 선진화를 위해 올해부터 연구용역에 착수한다”며 “앞으로 환경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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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현수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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