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2008년 2월 10일 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이 한 순간에 화마에 휩싸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3년 5월 4일, 숭례문이 오랜 복원을 마치고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런데 숭례문 복원 과정 중 3D스캔 기술이 숨은 주역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얼마 없다.

2001년 급진 이슬람 세력인 탈레반이 파괴한 아프가니스탄 바미안 석불은 복원되지 못했으나 2008년 전소한 숭례문은 되살아났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3D스캔 데이터의 유무다. 숭례문은 2002년 정밀한 3D스캔으로 입체 도면을 얻은 반면, 바미안 석불은 파괴되기 직전까지 3D스캔 계획이 없었다. 그 결과, 숭례문은 0.5mm급 정밀도(68쪽 십일면관음보살상 참조)의 3D 도면을 이용해 정교하게 복원을 할 수 있었지만 바미안 석불은 원상태로 복원할 방법이 이젠 없다. 지난 2000년 동안 실크로드의 길목을 지켜왔던 유산이 영영 사라진 것이다.

3D스캔의 개념은 사무실에서 흔히 쓰는 2차원 스캐너와 비슷하다. 하지만 평면 이미지 대신 3D 형태를 데이터로 본뜰 수 있기 때문에 한 수 위다. 3D스캔은 레이저 광학기술을 사용해 입체 이미지를 얻는다. 스캔하고자 하는 대상에 레이저를 발사한 다음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 차이로 거리를 환산해 형태를 읽어낸다. 내부 2개의 반사경으로부터 정확히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측정해 컴퓨터상에 X, Y, Z 좌푯값으로 이미지를 재구축한다.

대상을 스캔할 때 한 번에 모든 부분을 스캔할 순 없다. 빛은 직진하므로 발사한 레이저가 닿지 않는 부분은 측정할 수 없다. 한 대상을 스캔할 때 여러 장소에서 스캔한 자료를 합성해야만 최종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3D스캔, 문화재 해치지 않아요
3D스캔은 문화재에 손을 대지 않고 측정하기 때문에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는다. 사진측량법보다 훨씬 풍부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고, 더 정밀하다. 수작업으로 실측이 어려운 부분도 측량이 가능하다. 따라서 3D스캔은 문화재에 대한 3차원 정보를 확보해 문화재의 과학적 복원과 관리, 보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숭례문 복원에서도 화재 이전에 얻은 3D스캔 데이터가 기존의 수작업으로 만든 도면과 함께 복구하는 데 결정적인 자료가 됐다.
 

우리 기술로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복원
우리나라는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고도 지금까지 세계문화유산 복원원조를 하지 않던 유일한 나라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문화재청 산하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을 중심으로 6년간 60억 원 예산을 투입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라오스의 홍낭시다 사원을 실물 복원한다. 11세기 크메르 왕조 시절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홍낭시다 사원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허물어진 상태다.

3D스캔 기술이 이미 허물어진 사원을 복원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스캔으로 3D 데이터를 얻으면 사원의 구조와 형태, 체적, 면적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실제 복원 작업에 들어가기 전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 복원을 할 수 있다. 복원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미리 예측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홍낭시다 사원은 한국역사상 해외 문화재를 복원하는 데 3D스캔 기술을 적용한 첫 사례가 될 것이다.



※ 아래 큰 이미지를 보시면 잘 보입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에디터 이우상 | 글 박진호 기자

🎓️ 진로 추천

  • 역사·고고학
  • 미술사학
  • 컴퓨터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