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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는 모두 개과(canis lupus)에 속한다. 생김새도 서로 비슷하다. 그런데 개는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인 반면, 늑대는 야생에 살며 쉽사리 길들여지지 않는다. 무엇 때문일까.

케트린 로드 미국 매사추세츠대 진화생물학과 교수팀은 늑대가 어린 새끼 시절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회화 시기가 감각이발달하는 시기와 어긋나기 때문에 길들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개와는 달리 새끼 늑대는 오감이 어떤 순서로, 언제 발달하는지 지금까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개와 같은 종이기 때문에 막연히 비슷하리라 추측만 하고 있었다.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 우선 로드 교수팀은 11마리의 늑대 새끼들로 오감이 발달하는 순서를 관찰했다. 둘째 주에 후각, 넷째 주에 청각, 그리고 여섯째 주에 시각이 순차적으로 발달했다. 강아지의 오감 발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강아지와 새끼 늑대가 서로 달랐다. 실험에 이용한 43마리의 강아지는 후각과 청각, 시각이 모두 발달한 후에야 비로소 돌아다니며 주변 사물을 익히기 시작했다.

반면 늑대는 후각만 발달한 둘째 주부터 활발하게 주변 환경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새끼 늑대는 이미 냄새가 익숙해진 대상이라도 청각과 시각이 발달하면 또 다시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새끼 늑대는 낯선 대상에 익숙해지는 데 강아지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람과 친해지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로드 교수는 “유전자의 차이가 아니라, 유전자가 발현하는 시기의 차이가 개와 늑대의 차이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행동생물학’ 2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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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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