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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을 깨우는 목소리, 열정이 담긴 방송

서울대 방송연구회(SUB)


A 박현준(05학번) 씨는 성우 못지않게 목소리가 좋아 처음에는 아나운서부를 맡았다.
현재는 방송기술을 담당해 콘솔조작을 맡는다.
B PD를 맡고 있는 김은지(05학번) 씨는 “서울대방송연구회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 영상을 촬영해온다”고 말했다.
C 정성훈(05학번) 씨는 방송연구회에 흔치않은 공대출신이다. 기계공학과 출신답게 그는 장비 정비부터 수리까지 담당한다.
D 정재홍(08학번) 씨는 동아리에서 PD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겨울 수습회원 딱지를 떼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E 아나운서를 맡고 있는 이주혜(07학번) 씨는 “동아리 활동을 하며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필요한 트레이닝을 많이 받았다”며 “언젠가 공중파 방송국에 설 내 모습을 그린다”고 말했다.
F 동아리에서 아나운서 부장을 맡고 있는 박희웅(06학번) 씨는 “방송을 하는 날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삑삑삑 삐이~’, 정오를 알리는 ‘시보’(時報)와 함께 ‘ON AIR’(방송 중)란 푯말이 서울대 방송연구회(SUB) 동아리방 앞에 붙었다. 연출을 맡은 PD 김은지(05학번) 씨가 ‘큐’ 사인을 내리자 순간 스튜디오 안은 숨 막힐 듯한 정적이 감돌았다. 회장 박현준(05학번) 씨가 음향합성장치인 ‘콘솔’(console)의 볼륨을 조금씩 높이자 부드러운 선율과 함께 아나운서 박희웅(06학번) 씨와 이주혜(07학번) 씨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교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서울대 방송연구회는 1964년 설립됐다. 처음에는 외부 방송콘테스트에 참가하기 위한 작품을 주로 만들었다. 1983년에는 MBC가 주최한 제7회 대학방송작품경연대회에 ‘죽음의 광시곡’이란 작품으로 참가해 작품부문에서 동상을, 기술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교내방송은 1989년 시작됐으며 PD 1명, 기술 1명, 남녀 아나운서 각 1명, 총 4명으로 구성된 5개의 팀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돌아가며 방송을 한다.

방송시간은 12시부터 50분간으로 짧지만 회원들이 방송제작에 쏟는 정성은 프로 방송인 못지않다. 박현준 씨는 “신입회원들은 한 학기동안 수습회원으로 활동하며 여러 가지 교육을 끝마쳐야 정식회원으로 임명된다”고 말했다. PD를 지원한 회원은 기본적인 글쓰기부터 캠코더 사용법과 방송연출법을 배우며 아나운서를 지망한 회원들은 발성법과 호흡법, 기사 읽는 법을 배운다. 기술 부문을 지원한 회원들은 소리와 파동 같이 기본적인 물리학 이론을 익힌 뒤 콘솔 사용법을 배운다. 콘솔은 음악이나 아나운서의 목소리 같이 각종 음원을 알맞은 음량과 음질로 섞어 스피커로 내보내는 장치다.

방송이 있는 날이면 회원들은 언제나 오전 10시 반에 모여 회의를 시작한다. 그 뒤 PD는 신문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며 중요한 뉴스 중 빠트린 사안이 없는지 확인한다. 방송기술 담당은 대본과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한 뒤 음악과 관련한 방송멘트를 적는다. 그동안 아나운서는 스튜디오 안에서 발성연습을 하며 목을 푼다. 박희웅 씨는 “11시 즈음 대본이 완성되면 아나운서들은 약 1시간 동안 장단음, 끊어읽기 등을 확인하며 대본 읽는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학기가 시작되면 약 9주 동안 이런 일정이 반복된다. 그래서 회원들은 점심을 거르거나 방송을 끝내자마자 허겁지겁 시험을 보러가는 일도 종종 생긴다.

이런 열정 덕분일까. 방송연구회 회원들에게 홍보 영상물을 제작해 달라는 ‘러브콜’이 쏟아진다. 신입생이 입학하는 3월이나 축제를 앞둔 4월 말이면 각 동아리에서 앞 다퉈 취재 요청이 들어온다. 정성훈(05학번) 씨는 “각 단과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동행해 홍보 영상물을 제작해 달라는 요청도 종종 받는다”고 말했다. 이주혜 씨는 얼마 전 서울대보건소 요청으로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만드는 데도 참여했다. 학우들에게 의료공제혜택을 알리는 홍보 UCC였다.

회원들은 자체 제작하는 방송물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지난해에는 역사교과서 파동이나 광우병 관련 논쟁과 같은 사회적인 이슈뿐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과학기술을 취재해 소개했다. 김은지 씨는 “석빙고나 한옥, 영화 ‘신기전’ 속 숨은 기술과 원리를 다뤘던 코너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앞으로 과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방송물을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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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준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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