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양이 심상치 않대요. 불과 4~5년 전만 해도 거뭇거뭇한 흑점이 태양의 얼굴을 덮고 있었는데, 최근 수개월 동안 태양은 어린 아기 얼굴처럼 말갛다고 하거든요. 태양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월평균 흑점수가 0을 나타낸 지 1년이 넘었습니다. 191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지요.”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연구그룹 조경석 박사는 최근 태양 흑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흑점은 태양 표면에서 주변보다 온도가 1500℃ 정도 낮아 검게 보이는 부분으로, 약 11년을 주기로 그 수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한다. 미국해양대기국(NOAA) 우주환경예보센터는 2008년은 흑점수가 가장 적은 해이며, 2008년 3월을 기점으로 흑점수가 다시 증가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07년 3월 월평균 흑점수가 10개 이하로 떨어진 뒤 2008년 11월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구에 어떤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까?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Contents/200812/tbU57KKeMqsIPVr0vlAlR9_87220081230.jpg)
흑점이 안 나타나면 빙하기 온다?
과학자들은 흑점이 생기는 이유를 태양의 자전속도가 위도별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태양은 약 27일을 주기로 자전한다. 그런데 고온의 플라스마(기체 원자가 전자와 양이온으로 완전히 전리된 상태)로 이뤄진 태양은 딱딱한 고체가 아니기 때문에 극 부근과 적도 부근의 자전속도가 다르다.
이렇게 뒤엉킨 태양 표면물질은 태양의 자기장을 꼬이게 만들어, 플라스마의 대류를 방해한다. 즉 태양 내부의 뜨거운 플라스마가 바깥으로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해 주변보다 차가운 부분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조 박사는 “과학자들이 흑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흑점이 태양활동의 지표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양은 때때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며 플레어(높은 에너지의 전자기파방출현상)나 태양풍(플라스마 입자의 흐름)을 쏟아내는데, 이런 현상은 흑점 주변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태양 흑점 극대기에는 태양활동이 활발해 태양풍이 지구자기장을 교란시켜 위성통신 장애를 일으키거나 전자장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잦다. 흑점 극대기였던 2003년 10월 발생한 강력한 태양 폭발로 우리나라 아리랑 1호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인공위성이 손상을 입거나 데이터 오류를 일으켰다.
반대로 태양 흑점이 적을 때는 태양활동이 약하다. 흑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2008년 9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관측위성 ‘율리시스’의 관측결과를 토대로 1960년대 위성관측 활동을 시작한 이래 태양풍이 가장 약하게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태양활동이 약한 기간이 지속되면 이상 기후가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있다. 역사적으로 흑점이 가장 적었던 시기는 ‘마운더 극소기’라고 부르는 1645~1715년으로, 무려 70년 동안 태양에서 흑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 기간은 ‘소빙하기’라고 부르는, 지구 북반구에 기록적인 한파와 가뭄이 나타났던 때와 일치한다.
그럼 현재 ‘잠잠한 태양’은 지구에 몰아칠 이상기후의 전조현상일까.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연구그룹 김연한 박사는 “2008년 12월부터 태양의 고위도 부근에서 작은 흑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11년 주기의 시작 시점이 조금 지연됐던 것 같다”고 기자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김 박사는 “흑점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이나 태양 폭발 현상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태양활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려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서울대 채종철 교수팀과 함께 구경 1.6m인 세계 최대 규모의 신형 태양관측망원경(NST)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빅베어 태양관측소에 설치될 NST로 흑점의 자세한 구조와 흑점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폭발현상을 분석할 예정이다.
미국 뉴저지공대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한국형 태양전파폭발위치감지기’(K-SRBL)도 태양폭발의 비밀을 푸는 데 한몫할 전망이다.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에 설치될 예정인 이 장치는 태양에서 폭발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관측해 폭발이 일어난 부분을 정확히 찾아낸다. 또 광학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날 때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고에너지 입자들의 흐름도 추적한다.
흑점의 새로운 주기를 맞아 태양의 비밀을 밝히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Contents/200812/kodUbaoZfbkxdb4hKBom_22520081230.jpg)
흑점이 생기는 원인
플라스마로 이뤄진 태양은 극 부근과 적도 부근의 자전속도가 다르다(.). 이 때문에 전하를 띠고 있는 플라스마가 뒤엉키면 태양의 자기장이 꼬이고(.), 그 결과 태양표면의 대류가 원활하지 못해 주변보다 차가운 부분이 생긴다(.). 그 부분에 흑점이 생긴다.
2009년은 ‘세계 천문의 해’
세계 천문의 해를 맞아 2009년 한 해 동안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천문 관련 행사가 열린다. 세계 천문의 해 한국위원회가 준비한 1월 행사를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세계 천문의 해 홈페이지(www.astronomy2009.or.kr)를 참고하길 바란다.
지구의 밤(TWAN, The World at Night)
지구촌 여러 유적과 명소를 배경으로 해, 달, 별, 행성과 다양한 천문현상을 촬영한 사진과 비디오를 전시하는 프로젝트. 우리나라에서는 아마추어천문가 권오철 씨의 천체사진이 TWAN 공식 웹 사이트 (www.twanight.org)에 소개됐다. 2008년 12월 31일~2009년 1월 18일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오프라인 전시회가 열린다.
세계 태양 관측 캠페인
2009년 1월 1일 보현산 천문대에서 한국천문연구원과 서울대, 경희대 연구진이 해 뜨는 모습을 망원경으로 보여준다. 정오에는 세계 천문의 해 기념 강연이 열리며, 참석자들에게 선물도 나눠줄 예정이다.
“월평균 흑점수가 0을 나타낸 지 1년이 넘었습니다. 191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지요.”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연구그룹 조경석 박사는 최근 태양 흑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흑점은 태양 표면에서 주변보다 온도가 1500℃ 정도 낮아 검게 보이는 부분으로, 약 11년을 주기로 그 수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한다. 미국해양대기국(NOAA) 우주환경예보센터는 2008년은 흑점수가 가장 적은 해이며, 2008년 3월을 기점으로 흑점수가 다시 증가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07년 3월 월평균 흑점수가 10개 이하로 떨어진 뒤 2008년 11월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구에 어떤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까?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Contents/200812/tbU57KKeMqsIPVr0vlAlR9_87220081230.jpg)
흑점이 안 나타나면 빙하기 온다?
과학자들은 흑점이 생기는 이유를 태양의 자전속도가 위도별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태양은 약 27일을 주기로 자전한다. 그런데 고온의 플라스마(기체 원자가 전자와 양이온으로 완전히 전리된 상태)로 이뤄진 태양은 딱딱한 고체가 아니기 때문에 극 부근과 적도 부근의 자전속도가 다르다.
이렇게 뒤엉킨 태양 표면물질은 태양의 자기장을 꼬이게 만들어, 플라스마의 대류를 방해한다. 즉 태양 내부의 뜨거운 플라스마가 바깥으로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해 주변보다 차가운 부분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조 박사는 “과학자들이 흑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흑점이 태양활동의 지표로 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태양은 때때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며 플레어(높은 에너지의 전자기파방출현상)나 태양풍(플라스마 입자의 흐름)을 쏟아내는데, 이런 현상은 흑점 주변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태양 흑점 극대기에는 태양활동이 활발해 태양풍이 지구자기장을 교란시켜 위성통신 장애를 일으키거나 전자장비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잦다. 흑점 극대기였던 2003년 10월 발생한 강력한 태양 폭발로 우리나라 아리랑 1호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인공위성이 손상을 입거나 데이터 오류를 일으켰다.
반대로 태양 흑점이 적을 때는 태양활동이 약하다. 흑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2008년 9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관측위성 ‘율리시스’의 관측결과를 토대로 1960년대 위성관측 활동을 시작한 이래 태양풍이 가장 약하게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태양활동이 약한 기간이 지속되면 이상 기후가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있다. 역사적으로 흑점이 가장 적었던 시기는 ‘마운더 극소기’라고 부르는 1645~1715년으로, 무려 70년 동안 태양에서 흑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 기간은 ‘소빙하기’라고 부르는, 지구 북반구에 기록적인 한파와 가뭄이 나타났던 때와 일치한다.
그럼 현재 ‘잠잠한 태양’은 지구에 몰아칠 이상기후의 전조현상일까.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연구그룹 김연한 박사는 “2008년 12월부터 태양의 고위도 부근에서 작은 흑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11년 주기의 시작 시점이 조금 지연됐던 것 같다”고 기자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김 박사는 “흑점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이나 태양 폭발 현상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태양활동을 이해하고 예측하려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서울대 채종철 교수팀과 함께 구경 1.6m인 세계 최대 규모의 신형 태양관측망원경(NST)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빅베어 태양관측소에 설치될 NST로 흑점의 자세한 구조와 흑점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폭발현상을 분석할 예정이다.
미국 뉴저지공대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한국형 태양전파폭발위치감지기’(K-SRBL)도 태양폭발의 비밀을 푸는 데 한몫할 전망이다.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에 설치될 예정인 이 장치는 태양에서 폭발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관측해 폭발이 일어난 부분을 정확히 찾아낸다. 또 광학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날 때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고에너지 입자들의 흐름도 추적한다.
흑점의 새로운 주기를 맞아 태양의 비밀을 밝히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활약을 기대해보자.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Contents/200812/kodUbaoZfbkxdb4hKBom_22520081230.jpg)
흑점이 생기는 원인
플라스마로 이뤄진 태양은 극 부근과 적도 부근의 자전속도가 다르다(.). 이 때문에 전하를 띠고 있는 플라스마가 뒤엉키면 태양의 자기장이 꼬이고(.), 그 결과 태양표면의 대류가 원활하지 못해 주변보다 차가운 부분이 생긴다(.). 그 부분에 흑점이 생긴다.
2009년은 ‘세계 천문의 해’
세계 천문의 해를 맞아 2009년 한 해 동안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천문 관련 행사가 열린다. 세계 천문의 해 한국위원회가 준비한 1월 행사를 소개한다. 자세한 내용은 세계 천문의 해 홈페이지(www.astronomy2009.or.kr)를 참고하길 바란다.
지구의 밤(TWAN, The World at Night)
지구촌 여러 유적과 명소를 배경으로 해, 달, 별, 행성과 다양한 천문현상을 촬영한 사진과 비디오를 전시하는 프로젝트. 우리나라에서는 아마추어천문가 권오철 씨의 천체사진이 TWAN 공식 웹 사이트 (www.twanight.org)에 소개됐다. 2008년 12월 31일~2009년 1월 18일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오프라인 전시회가 열린다.
세계 태양 관측 캠페인
2009년 1월 1일 보현산 천문대에서 한국천문연구원과 서울대, 경희대 연구진이 해 뜨는 모습을 망원경으로 보여준다. 정오에는 세계 천문의 해 기념 강연이 열리며, 참석자들에게 선물도 나눠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