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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식수술 부작용 줄인다!

레이저 출력의 표준

‘라식수술 해도 괜찮을까. 간혹 부작용도 있다던데…’

눈이 나빠 안경을 쓰거나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봤던 생각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라식수술을 하려고 계획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라식수술은 어떤 원리로 하며 부작용은 왜 생길까.

병원에 있는 레이저의 ‘건강’ 검진

5년간의 연구 끝에 의료용 레이저의 성능을 시험하는 장비를 개발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세채 박사. 이 장비는 연구원의 광도원기(132쪽 사진)를 이용해 레이저의 출력 표준을 잡는다.

카메라 렌즈의 곡면이 매끈하지 않으면 사진이 흐릿하게 나온다. 사람 눈은 망막에 초점이 제대로 맺히지 않으면 사물이 또렷이 보이지 않는데, 라식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 곡률을 맞춤으로써 시력을 높이는 수술이다.

레이저는 단일 파장의 빛을 증폭시킨 것으로 정확히 계산된 에너지를 원하는 지점에 집중시킬 수 있어 의학 분야에서는 ‘기적의 칼’이라 부른다. 라식수술에는 보통 자외선레이저인 엑시머레이저를 사용한다. 가시광선은 각막을 통과하지만 자외선은 통과하지 않아 엑시머레이저로 각막을 깎을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략기술연구부 정세채 박사는 라식수술을 대패질에 비유해 설명했다. 정 박사는 “대패로 나무책상표면을 깎을 때 날에 이가 빠져 있다면 표면에 골이 파일 것”이라며 “라식수술을 하는 레이저의 성능이 떨어지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라식수술과 관련한 상담사례 10건 중 8건이 부작용에 대한 것인데, 이 가운데 눈부심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 정 박사는 “예를 들어 레이저의 출력이 일정치 않아 각막이 잘못 깎이면 미세한 골이 생긴다. 그러면 산란된 빛까지 들어와 눈이 부시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라식수술의 문제는 레이저장비의 성능을 구체적으로 규제하는 법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의료용 레이저의 출력을 장비의 원래 수치에서 10%의 오차까지 허용하고 레이저장비를 2년마다 점검하도록 법으로 정한 독일과는 대조적이다.

정 박사팀은 의료용 레이저의 국내 표준을 잡으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2002년부터 5년간의 연구 끝에 의료용 레이저의 성능을 시험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레이저의 상태를 점검하는데 중요한 물리량인 출력(세기), 파장, 광 분포, 펄스 폭(시간당 나오는 에너지)을 측정하는 장비다. 연구팀은 이 장비를 이용해 국내 유명대학병원 안과를 비롯한 7곳의 안과병원에서 라식수술용 레이저의 성능을 시험하기도 했다.

정 박사는 “특히 레이저 세기를 재는 기계(ECPR)는 연구원이 보유한 광도원기(극저온 절대복사계)를 이용해 출력의 표준을 가늠한다”고 말했다. 광도원기는 ECPR 같은 장비에서 나오는 레이저의 에너지를 내부물체(흑체)가 흡수할 때 올라간 온도를 재는 원리로 레이저의 출력을 0.01%의 오차까지 측정한다. 흑체의 온도가 낮을수록 정확해 액체헬륨으로 -260℃ 이하에서 작동시킨다.

아무리 좋은 레이저장비라도 오래 쓰면 레이저의 본래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레이저의 국내 표준을 잡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겨울방학에 라식수술을 받을 거라면 안과에다 꼭 물어보자. ‘혹시 레이저의 표준은 잡았나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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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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