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8일 3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오던 도중 태양탐사선 제네시스호의 캡슐이 낙하산 고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태양계 기원을 밝히기 위한 이 프로젝트에 무려 2억6천만달러(약 3천억원)을 투입한 미항공우주국(NASA)으로서는 큰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이 캡슐에는 제네시스호가 2년반 동안 채집한 태양풍 입자들이 들어있는데 그 양이 고작 1g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속 3백20km의 속도로 모래땅에 추락한 캡슐의 파손이 심할 경우에는 시료를 하나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 다음날 부랴부랴 캡슐을 회수해간 NASA의 연구자들은 핀셋으로 조심스럽게 캡슐 내용물을 모아 상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다행히 시료 대부분은 별다른 손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특히 탐사선의 주임무인 태양풍의 산소 동위원소 비를 측정하기 위해 시료를 모은 4개의 채집판은 모두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양풍의 산소 동위원소 비는 태양계가 형성될 때 산소의 역할에 관한 여러 이론 가운데 정답을 찾아줄 정보다.
한편 태양계 행성의 대기형성과정에 대한 정보를 줄 질소 동위원소 비를 분석하기 위한 시료 역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