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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을 찾아서

한국 신약개발의 새로운 역사 창출한다

지난 3월 13일 현판식을 가진 생체기 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은 유성은 단장 의 지휘아래 신약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봄 기운이 완연한 고속도로를 달려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찾았다. 국내 신약개발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야심찬 각오로 지난 2001년 10월에 설립된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단은 지난 30년 간 한국 화학연구를 주도해온 한국화학연구원 내에 아담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사업단장인 유성은 박사는 기자를 보자마자 느닷없는 등산 얘기부터 꺼냈다. “사실 신약개발은 산을 오르는 과정과 비슷하죠. 멀리 정상은 보이는데 그게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죠. 신약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할 때 비로소 신약이 탄생됩니다.” 사실 새로운 약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10-15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걸린다. 그도 그럴것이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수천-수억의 다양한 화합물질 중에서 생물학적 약효를 나타내는 유효물질(hit 화합물)을 찾아야 한다. 다음은 동물실험을 거쳐 유효물질의 독성과 약효를 평가한 뒤, 의약화학적 설계를 거쳐 물리·화학적 약효를 지닌 선도물질(lead 화합물)을 만든다. 다시 선도물질에 대한 최종 평가를 거쳐 신약의 최종 후보물질을 창출한다. 후보물질은 3단계의 임상실험을 거쳐 신약으로 개발된다.

신약개발에는 이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첨단기술이 긴 세월에 걸쳐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신약 개발은 다국적 제약회사가 만들어낸 후보물질의 특허권을 사들여 이를 모방하는 수준이었다. 우리 자체의 기술만으로 개발된 신약은 손에 꼽힐 정도다.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은 이런 국내 상황을 바꿔, 신약개발의 전주기를 우리만의 기술로 이뤄내겠다는 큰 뜻을 품고 시작됐다.


공들인 대가는 이뤄진다는 믿음

사업단이 처한 상황은 유리하다. 최근 생명공학의 발전은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속속 밝혀지는 유전자와 단백질의 비밀은 신약개발 가능성을 점차 높이고 있다. 유 단장은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기술은 세계적이죠. 각 분야에 흩어져 있는 세계적 결과들을 한곳에 모아, 이를 신약개발에 활용한다면 신약개발 분야도 곧 선진국을 앞지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신약개발을 위한 기반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신물질 설계기술, 조합화학, 동물모델 개발기술, 고효율약효검색기술(HTS)이 사업단이 주목하는 신기술이다. 그렇다면 사업단의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유 단장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의약품 개발”이라고 말한다. 사업이 끝나는 2011년 사업단은 치매, 비만, 당뇨, 관절염, 알레르기 등에 대한 후보물질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서울대, 생명공학연구원 등 10여개의 주관 연구기관과 SK케미칼, 제일제당 등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업단은 매년 1백20억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 3월 13일 과학기술부장관을 모시고 현판식을 거행한 사업단은 신약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단을 운영함에 있어 유 단장은 연구원 간의‘커뮤니케이션’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다. 신약개발 분야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동료 연구원 간의 협력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중매자 역할은 유 단장이 자임하고 나섰다. 덕분에 유 단장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래도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미국 유학시절부터 시작된 30년 신약 연구의 경험과 연륜을 통해‘공들인 만큼의 대가는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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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대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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