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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인 식생활 이대로 좋은가

비만 아동, 다이어트 청년, 영양실조 노인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있듯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국민이 얼마나 건강한가를 삼을 수 있다. 건강과 직결되는 음식과 영양. 현재 한국인의 영양 실태와 식생활 패턴은 어떤 양상을 띠고 있는지 살펴보자.

 

서구화와 함께 우리의 식생활은 갑작스런 변화를 겪었다. 외 식 빈도가 늘어났고, 패스트푸드와 기름진 음식의 섭취 횟수 가 급증했다. 일부에서는 심각한 영양 부족 사태가 발생하는 가 하면 한편에선 영양 과잉으로 인한 각종 질병이 난무하고 있다.



경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식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선 식량의 자급이 이뤄졌으며, 식탁의 서구화와 더불어 즉석·가공 식품을 많이 사용하게 됐다. 또 외식 빈도가 증가했고 퓨전 음식이 성행하는 등 우리 식탁에 밀려든 갑작스런 변화를 생각하면 참으로 놀랍다. 보릿고개와 같이 영양 실조에 허덕이던 지난 시절은 이제 빛 바랜 옛날 이야기가 돼버린 듯하다.

그러나 이렇게 화려한 변화의 이면은 어떨까. 최근 우리 사회의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심각한 영양 부족이 발견되고 있으며, 한편에선 영양 과잉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고혈압성 질환, 각종 암, 당뇨병 등의 질병을 초래하면서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영양 불균형. 그 문제점과 한국인의 영양 실태를 분석해보자.


아동 비만은 심각한 사회 문제

영양 과잉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비만이다. 비만은 단순히 ‘생활이 불편하다’는 차원을 넘어 한 개인의 건강 유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됐다. 최근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비만을 전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건강 문제로 규정지은 바 있다. 실제로 2000년에 들어서면서 전세계 성인 중 3억 이상의 인구가 비만 상태고, 개발도상국에서 1억1천5백만명 이상이 비만과 관련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조사가 있으니 그 심각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아동들의 비만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1970년대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학생의 비만이 2-3% 정도에 불과했지만, 1980년대 들어와 10%를 넘겼으며 그 이후에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조사 대상자에 따라 20%가 넘는다는 보고도 발표된 바 있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소아비만증을 일으키는 결정적인 시기가 0-4세와 7-11세이며, 0-2세와 9-12세의 경우 지방 세포의 수가 증가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비만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중·고등학교 연령층(12-17세)보다 초등학교 연령층(6-11세)에서 더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2001년 한국식품영양재단에서 초등학교 4-6학년 7백20명을 대상으로 키에 대한 몸무게의 비율로 저체중군, 정상군, 과체중군, 비만군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혈중 중성지방과 동맥경화지수는 비만 정도가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기의 비만이 혈액 내 지방의 수준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증이나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심각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아동의 영양 불균형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아 비만은 영양 과잉과 잘못된 식습관, 활동 감소 등의 영향과 유전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이 합해진 복합적인 양상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비만 아동들은 신체적 발육 뿐 아니라 정신적 발육에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사람보다 뚱뚱하다는 신체적 결함을 이유로 학교 생활에서 체육 활동을 기피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 싫어해 고립적 생활이 많아지며, 그 결과 매사에 의욕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훗날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져 더 큰 문제로 확대된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특히 아침 결식율이 증가하는 등의 잘못된 식습관은 아동의 신체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또한 ‘어떤 식품을 어떻게 먹는가’의 여부도 비만과의 상관성이 매우 높다. 육류나 계란을 좋아하고 채소를 싫어하는 경우 비만의 위험은 증가되며, 또한 우유나 유제품의 섭취가 적거나 기름이 많은 음식과 단 음식을 즐기는 것도 비만과 관련이 비교적 높다고 한다. 과체중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적정량의 칼로리를 섭취하거나 섭취한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을 만큼 운동을 해야 하며, 채소나 과일에 다량으로 들어 있는 섬유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비만도가 높을수록 대체적으로 식사 속도가 빠르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며, 간식의 빈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우리 사회 젊은 세대의 다이어트 열풍은 매우 심각하다. 특히 한가지 식품만 섭취하는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런 다이어트는 각종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할 수 없어 건강에 악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심하면 단 음식 먹는다

아동기 비만을 넘어서 청년기로 넘어가면 다이어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대한 관심을 느낄 수 있다. 다이어트는 단순한 미용이 아닌,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남녀 대학생 6백3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의 식생활 조사 논문에서는 남학생의 경우 67%, 여학생의 경우 85%가 다이어트 경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 결과는 우리 사회 젊은 세대의 다이어트 열풍을 대변해주는 셈이다. 또한 다이어트 시작 시기를 보면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에 비해 빨랐으며,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시작한 경우도 상당했다.

다이어트의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한가지 식품만을 오랫동안 섭취해 체중을 감소시키기 위한 감자다이어트, 포도다이어트, 달걀다이어트, 치즈다이어트 등이 유행하고, 이러한 다이어트가 많은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식품만으로 다이어트를 할 경우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가 결핍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부에 대한 심적 부담이 매우 크고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한 사람의 식습관이나 건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달거나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더욱 많이 먹는다는 조사도 보고된 바 있다. 단 음식은 비만을 부르고,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한편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65세 이상 노인기의 영양소 섭취 실태가 다른 연령에 비해 낮다고 보고하고 있다. 각 연령별 영양상태를 판정하고 그 결함을 밝혀 향상의 지침으로 삼기 위한 표준치를 영양권장량이라고 하는데, 영양권장량 75% 미만을 섭취하는 인구 비율을 조사한 결과 노인의 경우는 다른 연령층보다 영양 부족의 문제가 매우 심각했다.

특히 칼슘, 리보플라빈, 비타민 A의 경우 영양권장량 75% 미만을 섭취하는 비율이 각각 80.35%, 79.2%, 78.0%를 보였다. 독거 노인이나 시설이 취약한 양로원에 거주하는 노인이 점차 증가하는 사회 세태에 따라 영양 상태가 불량한 노인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1948년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정한 보건헌장에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은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안녕이 완전한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의미를 살펴볼 때 건강은 질병에서 자유로운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심리적인 측면을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자신의 연령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균형적인 식품섭취가 중요

인간의 한 평생을 성장과 발달의 측면에서 구분하면 영아기, 유아기, 소아기, 사춘기, 청장년기, 노년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 몸은 각 시기별로 성장 속도가 다르고, 필요한 영양소의 양도 다르다. 이런 고려 없이 어느 한가지 음식이나 영양분만을 고집하다가는 결국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인체에도 균형을 맞춘 음식물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한국영양학회에서는 균형적인 식품섭취를 위해 식품구성안을 제시했다. 식품구성안은 우리가 먹어야 하는 방법에 대해 식품을 5군으로 분류하고, 각 식품군의 식품들 중 한국인이 많이 섭취하는 대표적 식품을 중심으로 1인 1회 분량을 설정한 것이다.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중심이 되는 곡류와 전분류는 가장 비중이 높고 바탕이 되는 맨아래층에, 양적으로 많이 섭취해야 하는 식물성 식품인 채소와 과일류가 둘째층에, 부식으로 섭취되는 동물성 식품들이 세번째층에, 섭취량은 적지만 칼슘의 섭취를 위해 중요한 우유와 유제품이 네번째층에 위치하고 있다. 유지, 견과 및 당류는 농축 열량원이므로 가장 작은 윗층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구성된 5가지 식품군의 균형을 맞춰 골고루 섭취해야 올바른 영양 상태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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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장미경 기자
  • 김주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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