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아이들에게 ‘밤하늘에 별이 몇개나 있을까’ 하고 물어보면 보통 열개, 스무개라고 대답한다. 이런 아이들이 밤하늘에 별이 은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무수히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라는 아이들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일은 많은 도시 아이들이 달빛에 사람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달빛 속의 데이트를 즐길 수 있을지,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음미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호에서는 지난호에 이어 달이 뜨고 지는 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 오늘 초저녁 남쪽 하늘에 달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문제(1)-(3)의 정답을 보기에서 고르시오.
(1) 오늘 자정 달의 위치는? ( )
(2) 4일 전 초저녁 달의 위치는? ( )
(3) 4일 후 초저녁 달의 위치는? ( )
I 정답 해설 I
지난호에서 지구는 1시간에 약 15°를 자전하므로 해와 달, 그리고 별은 1시간에 15°씩 하늘에서 동에서 서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문제(1)의 정답은 C다. 하지만 같은 날 달의 모양은 눈으로 봐서 변하지 않는다. 또한 지난호에서 달은 매일 평균 52분씩 더 늦게 뜨고 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문제(2)의 정답은 C다. 즉 4일 전 달은 오늘보다 52분×4≒208분, 즉 3시간 이상 일찍 졌기 때문에 초저녁에 서쪽 하늘에 있어야 했다. 물론 모양은 초승달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초승달이 초저녁달이기 때문에 깊은 밤이나 새벽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달의 모습이 정해지면 하늘에 떠있는 시간도 결정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실수하기 쉽다.
예를 들어 자정에 두검객이 만나 결투하는데 하늘에 초승달이 떠있는 영화장면이 나온다면 이는 엉터리다.
문제(3)의 정답은 A다. 물론 4일 후 달의 모습은 보름달에 가까울 것이다. 자연의 뜻이 담긴 화투에서 음력 정월과 8월을 의미하는 패에 보름달이 나온다. 솔광과 팔광이 그것인데 각각 정월 대보름과 추석을 의미한다. 특히 팔광은 초저녁 A에 있는 보름달을 나타낸 것이다.
동양에서는 보름달을 상서로이 여긴데 반해, 새벽에 뜨는 그믐달은 그리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믐달은 초승달과 정반대로, 새벽 A의 위치에 있어 곧 따라 뜰 해 탓에 ‘사라질 팔자’이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의미를 갖는 흑싸리 패에서 붉은 그믐달이 새 뒤에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