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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설비된 항온항습장치.


슈퍼컴퓨터는 어떤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고, 어떻게 운영되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대덕 슈퍼컴퓨팅사업단을 둘러보았다.

슈퍼컴퓨터의 시스템을 PC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비슷하다. PC에 포함돼 있는 프로세서를 여러개 모아놓은 장비를 보통 슈퍼컴퓨터라고 한다. 저장장치로는 PC의 하드디스크라고 할 수 있는 사용자가 이용하는 프로그램과 얻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저장디스크, PC의 3.5인치 디스켓과 같이 장기간 따로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백업장치가 있다. 그런데 이들은 PC와는 달리 따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초고속 통신망으로 서로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슈퍼컴퓨터는 여러개의 기판과 회로들이 좁은 공간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어 상당한 열을 방출한다. 따라서 슈퍼컴퓨터의 적정온도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온도를 적정하게 맞춰주지 않으면 소위 컴퓨터가 ‘열을 받아서’ 시스템의 가동이 중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도뿐 아니라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습도가 낮으면 시스템 하드웨어에 정전기가 발생하기 쉬워 디스크 드라이브의 수명단축과 에러발생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습도가 높으면 시스템 내부에 이슬이 맺혀 수분에 약한 반도체들에게 치명적이다.

따라서 적당한 온·습도 유지를 위해 냉각장치와 항습장치가 필수적이다. 슈퍼컴퓨터 내부의 열을 식히기 위해 내부회로와 함께 설치된 냉각관은 슈퍼컴퓨터실 내부의 냉각장치와 연결돼 있고, 이 냉각장치는 다시 지하 항온항습장치와 연결돼 있다.

적당한 온·습도 유지로 인해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 슈퍼컴퓨터는 자체 가격이 상당히 비쌀 뿐 아니라 운영하기도 까다롭고 그 비용도 만만찮다. 슈퍼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항온항습장치를 비롯해 여러 시설이 슈퍼컴퓨터실의 2배 넓은 지하공간에 가동되고 있을 정도다.

지난 7월 사업단의 슈퍼컴퓨터가 정전이 된 사태가 뉴스에 보도된 바 있다. 사실 슈퍼컴퓨팅센터가 정전되는 일은 지금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슈퍼컴퓨팅센터로 들어오는 고출력 전력원이 2군데이기 때문이다. 만약 한군데에서 정전이 된다해도 다른 곳에서 전력이 공급되기 때문에 정전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난번 7월에는 두군데 모두 정전돼버렸던 것이다.

컴퓨터에게 정전 사태는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사업단의 슈퍼컴퓨터의 활용률이 98%에 육박하기 때문에 여러 사용자들의 자료 손실 뿐 아니라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갑작스런 정전을 대비해서 비상용 전기인 축전지 시설과 이를 끌어서 컴퓨터 시스템을 일정시간동안 가동·보호하는 무정전전원장치 UPS가 지하시설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덕 슈퍼컴퓨팅사업단의 축전 용량은 20여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상의 정전발생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외에도 화재 발생을 대비한 시설, 외부 고출력 전력을 슈퍼컴퓨터에 적정한 전력으로 바꿔주는 변압시설 등이 슈퍼컴퓨터실 아래 지하에 설비돼 있다.

그러나 “이들 운영 시스템은 2호기를 기준으로 설비됐기 때문에 최근에 들여온 슈퍼컴퓨터까지 감당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라고 슈퍼컴퓨팅운영실 윤홍익 기술사는 말한다.


슈퍼컴퓨터실 내부전경.
 

2000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박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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